[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투입 준비!”21일 오전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재건축을 위해 입주민들이 모두 퇴거하고 철거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 한 호실 베란다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았다. 몇 초 되지 않아 반대편 건물까지 검은 연기가 밀려들었다. 뿌연 연기에 눈과 목이 따끔따끔해지고, 불길은 점점 거세졌다. 거대한 불길이 내뿜는 연기에 베란다 유리창과 골조 등이 산산조각 나 아래로 떨어졌다.건물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소방대원들은 떨어진 유리와 구조물의 열기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재빠르게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가운데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이 ‘비양심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주말이었던 지난 7일 오후 제주공항 국내선 1층 도착장. 이용객 편의를 위해 설치된 간이 쓰레기통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있었다.그곳에는 휴지통 크기를 훌쩍 넘은 거대한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 상자들이 어지럽게 놓여있었다.제주에 도착한 이용객 일부가 다른 지역에서 구매한 특산품 포장 상자를 내용물만 빼고 버리고 간 것이었다.뒤늦게 겹겹이 쌓인 상자를 본 공항 미화 담당 직원 A씨는 경악을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 청소년의 자살시도 건수가 최근 3년 사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통계만 보면 위기가 심화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위기 신호를 더 세밀하게 포착하고 개입하는 정책 변화가 작용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자살 시도가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는 감소하고 있지만 제주 청소년의 삶의 질은 여전히 전국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정서적 기반을 떠받칠 구조가 취약하다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12일 제주도교육청 집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학생 자살 시도 건수는 2023년 25건, 2024년 30건에서 올해 상반기(6월 30일 기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11월 13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수능은 선택과목 제도 변화, 대학 전형의 유연화 등으로 인해 예년보다 변수 요인이 많고 그중에서도 특히 ‘사탐 선택’ 현상(사탐런)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사탐런’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기존의 과탐 대신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해 응시하는 흐름으로 점수가 더 잘 나올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현상이다. 올해는 일부 의대(고려대, 이화여대, 부산대, 경북대 등)에서 탐구과목 제한을 폐지하면서 상위권 자연계 학생들까지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모든 수행평가를 수업시간 내에 실시하고 암기형·과제형 평가를 지양하겠다는 개선안을 내놨다.과제 대행이나 외부 개입을 차단하고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교육 현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언제 평가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문제”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실제 상당수 학교에서는 이미 수업시간 내 수행평가를 운영 중이다. 현장의 학생·학부모·교사들은 문제의 본질이 평가 ‘방식’이 아닌 조율되지 않은 총량, 반복적 구조, 제도적 통제 부재에 있다고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제주에서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 맹위를 떨치면서 축산농가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지난 13일 찾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의 한 양돈농가.열대저압부 영향으로 비가 내리면서 비교적 선선한 날씨였지만 축사 내부에 있는 돼지들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바닥에 누워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사람은 더우면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하지만, 땀샘이 없는 돼지들은 숨을 내쉬는 게 다였다.진성축산 강명수 대표는 고온에 취약한 돼지들을 위해 축사 내부에 냉방기, 대형 선풍기 등을 24시간 가동하고, 냉온수기를 통해 시원한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제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체감기온은 35도를 넘나들고 열대야로 인한 수면 장애와 온열질환 발생이 일상이 됐다. 바닷물 수온 상승으로 양식장에서는 집단 폐사가 발생했고 농가 역시 작황 부진에 시름이 깊다. 삶의 현장에서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지금 교육은 이 변화 앞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제주도교육청이 지난 7일 개최한 ‘기후위기 시대, 제주형 환경교육의 방향’ 정책토론회는 이 물음에 응답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의 자리였다. 발표자들은 감응 중심의 생태전환교육, 지역 자원을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때 이른 더위로 제주 해수욕장이 일찍 손님맞이에 나섰다.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날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 중 함덕·이호·협재·금능 등 10개 해수욕장이 조기 개장했다.애초 도는 내달 1일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개장일을 앞당겼다.도는 기온 상승으로 이달부터 피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조기 개장에 따른 관광객 만족도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조기 개장 첫날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관광객들과 도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이날 오전 찾은 이호테우해수욕장에는 이른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도가 지난 2021년에 제정한 '오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조례'는 제주의 대표 자연유산인 오름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겠다는 제도적 의지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조례는 제도적 명분에 머물고 실질적인 정책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에 열린 ‘오름 원형보전 및 관리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에서는 조례의 실효성과 집행 체계에 대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현재 제주에는 총 368개의 오름이 존재하며 이 중 약 76.6%인 282개가 사유지다. 이는 공공이 보전과 복원을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주민들이 폐기물 처리시설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진입로를 봉쇄하고 나서 쓰레기 대란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7일 오전 8시께 찾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앞에는 쓰레기 수거차량 수십 대가 줄지어 멈춰 서 있었다.센터가 위치한 동복리 주민들이 센터 진입로를 막아서면서 쓰레기 수거차량 접근이 막혔기 때문이었다.이에 센터와 가까운 구좌읍뿐 아니라 한림읍, 서귀포시 등 멀리서 온 쓰레기 수거차량들이 한없이 대기해야 했다.한 쓰레기 수거차량 운전자는 “센터 진입로가 봉쇄될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특성화고 학과 개편의 윤곽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발표된 연구용역 1차 보고회를 통해 2027년 개교 예정인 제주미래산업고(가칭)와 성산고의 전환 학과 구성 초안이 공개된 것이다.도교육청은 이 초안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오는 7월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구성안과 그 근거가 교육 현장과 산업계 모두에 충분히 납득될 수 있는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이번 개편안은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연구용역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소음과 차량 진동으로 인해 불편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제주시 산지로 사괴석 도로 철거가 시작됐다.13일 찾은 제주시 산지로. 이곳에서는 ‘제주형 탄소중립 도로환경 개선사업’을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총 15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산지로 450m 구간에 깔린 사괴석을 철거하고 아스콘으로 재포장하는 사업이다.이날 사업이 본격 시작되면서 기존 포장된 사괴석 철거 공사가 한창이었다.앞서 제주도는 지난 2017년 산지천 일대를 ‘탐라문화광장’으로 조성하면서 아스콘이 깔린 약 450m 구간의 산지로를 사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서귀포시가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새연교 푸드트럭 조성사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야간 조명 사업과 함께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추가 요소로 푸드트럭 설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나 운영 대수가 단 2대에 그쳐 효과가 있느냐는 지적이다.서귀포시는 지난해 10월 민선 8기 후반기 시정 비전을 ‘교육과 문화로 미래를 여는 희망의 서귀포시’로 설정하고,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특히 시는 야간 조명 관광 자원 개발, 칠십리 야외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외부 해킹으로 유심 정보 일부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이 28일부터 유심을 무상 교체해 주기로 한 가운데 첫날부터 제주 곳곳에서 품절 대란이 일고 있다.28일 오전 찾은 제주시 이도이동의 한 SKT 대리점 ‘T월드’ 앞.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출입문에는 ‘유심 변경 예약 마감’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해당 대리점 관계자는 “전날부터 유심 교환 고객이 몰리면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라며 “제주지역의 경우 재고가 별로 없고 입고 기간도 길어 언제 다시 들어올지 모른다”라고 했다.인근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술 언제 드셨어요?”9일 오후 1시26분. 제주시 제성1길 교차로 인근에서 제주경찰청과 제주서부경찰서가 합동으로 봄 행락철 음주단속을 시작한지 30분도 되지 않아 음주 감지기가 울렸다.경찰관은 곧장 SUV 운전자 60대 남성 A씨에게 하차를 지시했다.차에서 내린 남성은 당황한 눈치였다. 경찰관이 음주를 언제 했느냐는 질문에 ‘어제’라고 짧게 대답했다.이후 정밀 감지기 측정 결과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43%로 면허 정지 수준으로 나타났다.A씨는 이날 용담동에서 출발해 노형동으로 약 2km를 운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 지역 1인 가구 중 중장년층이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1인 가구 가운데 40~64세가 48.2%를 차지하고 이 중 남성 비율은 65.3%에 달한다.고립과 단절, 그리고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의 삶이 더는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이 같은 흐름은 지역 인구 구조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안정, 정신적 위기, 그리고 고독사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는 이미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제주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예민하게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도의회가 지난 25일 제43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명예도민 선정 및 예우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가결했다.이번 개정안은 제주4·3을 왜곡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에 대해 명예도민 위촉을 취소할 수 있도록 명문화한 것으로 제도의 상징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개정안은 취소 사유를 보다 명확히 규정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13조에 해당하는 4·3 역사 왜곡 행위 ▲사회적 물의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건강주치의 제도’ 도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도민공청회에서는 올해 1월부터 진행된 실행연구 결과를 토대로 설계된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실행모델’이 공개됐다. 도는 26일 추진위원회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고 오는 7월 시범 도입을 목표로 세부 실행계획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이번 모델은 65세 이상 노인과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읍면지역과 제주시 삼도1동 등 7개 권역이 시범지역으로 설정됐고 환자는 주치의를
[제주도민일보 허영형 기자] 올해 제주의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가장 낮은 2%내외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12·3 내란 사태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등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제주 경제 상황은 '시계 제로'다.국내·외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제주의 경제를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특히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내수 부진 상황은 심각하다.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소매 판매의 경우 지난해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전국 1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옛 목축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주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중대한 기로에 섰다.기상 등 외부적 영향을 최소화 하기위해 불을 없애고 빛으로 채운 축제가 또 기상 상황에 가로막히면서 축제를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표까지 찍히고 있다.17일 제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제주들불축제의 2, 3일 차 축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축제 2일 차인 15일 제주 전역에 강풍특보가 내려져 행사장에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