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방서, 21일 재건축 예정 이도주공아파트서 실화재 훈련
실제 화재 유사 조건 구현…순식간에 검은 휩싸여 ‘활활’
건축물 붕괴사고 대비 119특수대응단 특별 구조 훈련도 실시

21일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이 이뤄졌다. 이서희 기자
21일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이 이뤄졌다. 이서희 기자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투입 준비!”

21일 오전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

재건축을 위해 입주민들이 모두 퇴거하고 철거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 한 호실 베란다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았다. 몇 초 되지 않아 반대편 건물까지 검은 연기가 밀려들었다. 

뿌연 연기에 눈과 목이 따끔따끔해지고, 불길은 점점 거세졌다. 거대한 불길이 내뿜는 연기에 베란다 유리창과 골조 등이 산산조각 나 아래로 떨어졌다.

건물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소방대원들은 떨어진 유리와 구조물의 열기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재빠르게 물줄기를 쏘아댔다.

21일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이 이뤄졌다. 이서희 기자
21일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이 이뤄졌다. 이서희 기자

단 몇 분 만에 화재가 최성기에 도달했고 소방 펌프차와 소방대원들은 거센 물줄기를 불길을 향해 정조준했다.

거침이 없었던 불길은 사그라들었고 이내 새까맣게 타버린 앙상한 구조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소방서는 이날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을 실시했다. 재건축이 예정된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은 제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이 이뤄졌다. 이서희 기자
21일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이 이뤄졌다. 이서희 기자

이번 훈련에는 소방차량 8대와 소방대원 100여 명이 투입됐으며 아파트 한 동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과 함께 아파트에 갇힌 주민을 구하기 위한 탐색 훈련, 문 개방 훈련 등 다양한 화재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아파트 내부에 화재를 발생시켜 진압하는 실제 화재와 유사한 조건을 구현한 현실감 있는 실화재 훈련이 진행됐다.

21일 철거를 앞둔 이도이동 주공아파트에서 건축물 내부에 있는 구조자를 찾기 위한 강제 문 개방 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이서희 기자
21일 철거를 앞둔 이도이동 주공아파트에서 건축물 내부에 있는 구조자를 찾기 위한 강제 문 개방 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이서희 기자

이날 실화재 훈련과 함께 건축물 붕괴사고를 대비한 119특수대응단의 도시탐색 특별 구조 훈련도 이뤄졌다.

제주소방서는 앞으로도 철거 예정 건물 등 실전 환경을 활용한 훈련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철하 제주소방서장은 “사고 현장과 비슷한 화재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현장 소방대원들이 몸으로 익힌 대응 능력은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도주공 아파트는 지난 1985년 7월 1단지가 준공된 데 이어 1988년 9월 2·3단지가 차례대로 들어섰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건축물 안전도가 위험 수준인 ‘D등급’ 판정을 받아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모든 입주민이 퇴거한 상태이며 철거를 앞두고 있다.

21일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훈련 개요를 듣고 있다. 이서희 기자
21일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철거 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화재 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훈련 개요를 듣고 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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