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근 제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25일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인권침해 발생 시 피해자 불이익 응답 높아…“보호 방안 필요”

25일 호텔리젠트마린제주 블루홀에서 ‘장애인스포츠 인권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장애인스포츠 인권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서희 기자
25일 호텔리젠트마린제주 블루홀에서 ‘장애인스포츠 인권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장애인스포츠 인권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인권침해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제주도 내 장애인스포츠인 절반 가까이가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장애인스포츠인권센터는 25일 호텔리젠트마린제주 블루홀에서 ‘장애인스포츠 인권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영근 제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도내 최초로 실시된 ‘장애인스포츠 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장애인스포츠인권센터가 수행한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1일부터 30일까지 도내 장애인스포츠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장애인스포츠인 인권침해 실태와 관련한 내용 등에 관해 면접원에 의한 1대 1 개별 면접 조사로 이뤄졌다.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선수 생활 중 불공정한 경험(선수 기용, 출전 기회 등)을 하거나 목격했다는 응답자는 21.9%로 집계됐다.

또 모욕적이거나 혐오적 발언 등 언어 폭력을 경험 또는 목격했다는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15.9%로 조사됐다.

구타, 체벌, 기합 등 신체 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경우는 8%,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경험 또는 목격한 경우도 6%나 됐다.

이동권 및 접근권과 관련한 침해를 경험 또는 목격했다는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13%로 조사됐다.

이 같은 인권침해를 경험 또는 목격했다고 응답한 이들이 지목한 가해자는 동료 선수가 33.9%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감독·코치 16.1%, 체육회 및 가맹단체 관계자 13.7%, 시설관리 관계자 12.1%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인권침해 빈도는 1년에 1~2회 정도가 37.5%로 가장 많았으며 인권침해 경험 또는 목격 장소의 경우 운동시설이 78.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인권침해 시 고통 정도에 대해 묻자 응답자 69.6%가 심한 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인권침해를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경우 대응 방법에 대해 묻자 응답자 47.5%가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21.4%만 친구나 동료에 도움을 청했다고 응답했다. 체육계 내부 도움 요청 응답 비율은 9.2%에 불과했다.

인권침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를 묻자 34.3%가 ‘구설수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불이익을 받을까봐 대응을 하지 않는 응답자는 14.6%나 됐다.

실제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주변 반응에 대해 41.7%가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돌아왔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최 석좌연구위원은 “인권침해 피해자 조기 발견 시스템 구축과 신고접수 창구 접근성 향상 등 사전 예방체계를 구축해 피해자 구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라며 “지도자와 선수 간 소통 프로그램 도입 등 인권침해 피해자 보호 강화 및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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