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식 의원 “남원읍은 고교 공백지대”
김광수 교육감 “위미 중심 체육고 100% 추진”
위미중 학생배치 감소 반영, 중·고 통합 운영 가능성 검토

18일 열린 제444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 교육행정질문에서 오승식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이 질문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18일 열린 제444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 교육행정질문에서 오승식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이 질문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남원읍 위미중학교 부지를 중심으로 한 체육고등학교 신설이 사실상 확정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는 남원읍의 교육 공백, 남녕고 체육과의 만성적인 과밀, 위미중 장기 학생 감소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리면서 체육고 설립 논의가 빠르게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18일 열린 제444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 교육행정질문에서 오승식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은 “남원읍은 고등학교가 없는 지역”이라며 “지역 균형과 교육 환경을 고려할 때 체육고 신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남녕고 체육과에는 육상·씨름·골프·수영·체조·볼링·레슬링·태권도·유도·역도 등 11개 종목 116명의 학생이 소속돼 있다. 한 학급 40명 기준으로 총 120명 정원을 운영하지만 이미 포화 상태로, 전문적 훈련 환경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남녕고 측에서도 시설 노후, 부지 협소 등 한계를 꾸준히 제기해 온 만큼 별도의 체육고 설립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위미중학교의 학생 감소 추세도 체육고 입지 검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의 ‘2025~2030년 중장기 학생배치 자료’에 따르면 위미중 학생 수는 2025년 91명(5학급)에서 2030년 47명(3학급)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2025년 기준 이미 100명 미만·6학급 미만으로 교감 배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학교 운영은 교장이 전적으로 맡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부지 활용 여지가 커진 점이 체육고 후보지 선정의 핵심 근거로 꼽힌다.

지역사회에서는 위미중학교 기능을 유지한 채 중·고 통합형 운영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미 고산중학교와 제주뷰티고등학교가 교장 1명·하나의 행정체제로 묶여 운영되는 사례가 있어 위미중–체육고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김광수 교육감은 체육고 설립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김 교육감은 “예술고 설립 공약은 현실적으로 포기했지만 체육고는 100% 추진할 생각”이라며 “남원·위미·공천포 지역은 국가대표급 체육 인프라가 집중돼 있어 전문 훈련 환경 구축에 최적이다. 지역 원로와 주민 의견을 직접 듣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체육고 설립의 전제조건으로 지자체 체육시설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내 시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공천포 훈련장 등 주변 인프라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자체 협력이 없다면 체육고 설립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체육고는 종목별 전용 훈련장과 기숙사 등 대규모 기반 시설이 필수적이어서 교사동 증축, 체육관·전용 훈련시설 확보, 기숙사 신설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도교육청은 2026년까지 사전기획을 마무리하고 중장기적으로 4~5년 내 설립 방향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협의체 운영 및 기초 조사에 사용할 1290만원 규모 예산이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된 상태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