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추론 배제하고 정보 기반 판단 중심 문항 배치
수학…교육과정 기반 구성 속 고난도 문항 포함
영어…지난해보다 까다로워져 상위권 경쟁 심화
수능 이후 입시 일정…논술·면접·정시 숨가쁜 행보 이어져

“우리 아들, 고생했다”  13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제95지구 제2시험장 제주제일고 앞에서 학부모가 수험생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이서희 기자]
“우리 아들, 고생했다”  13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제95지구 제2시험장 제주제일고 앞에서 학부모가 수험생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이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 속에서 변별력을 유지한 반면, 영어는 난도가 상승하며 상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은 끝났지만 수시 논술·면접과 정시모집이 이어지면서 수험생들의 향후 입시 전략이 사실상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국어 영역은 지문에서 제시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지를 직접 판별하는 구조가 유지됐다.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는 문항은 배제됐으며 독서와 문학 모두 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습한 개념을 바탕으로 대비 가능한 지문이 출제됐다. 전체 난도는 지난해와 유사하지만 문항 구성에서 변별 요소는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독서에서는 규범 적용과 과학 개념 간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문항 등이 포함돼 중상위권 학생들의 해결 능력을 가리는 역할을 했다. 문학에서는 '보기' 준거를 기반으로 여러 작품을 비교 감상하는 문항이 핵심 변별 요소로 작용했다.

화법과 작문에서는 담화 내용을 비평문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해석하는 문항이 까다롭게 구성됐고, 언어와 매체에서는 문자와 소리의 관계를 활용해 15세기 국어와 현대 국어의 특징을 비교하는 문제 등이 출제돼 개념 이해도에 따라 성적 차이가 뚜렷해질 수 있는 구조였다.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모두 교육과정 내 개념을 중심으로 출제됐다.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이나 비현실적인 풀이 과정을 요구하는 문항은 배제됐으나, 중위권과 상위권을 구분하는 고난도 문항이 적절히 포함됐다. 전체적인 체감 난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통과목에서는 지수·로그함수, 삼각함수, 미분·적분 등에서 그래프 개형과 개념의 정확한 이해가 요구되는 문항들이 변별력을 확보했다. 선택과목에서는 조건부확률, 역함수와 치환적분, 이차곡선과 벡터 등 주요 단원의 개념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문제가 고난도로 분류된다.

주어진 조건을 정확히 해석하고 핵심 개념을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이 성적 차이를 결정지은 것으로 보인다.

영어 영역은 지난해 본시험보다 난도가 높아졌으며,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절대평가 체제에서도 상위권의 성적 분포가 촘촘해질 가능성이 커 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빈칸 추론 32·34번, 글의 순서를 묻는 37번, 문장 위치 판단 39번 등이 핵심 변별 문항으로 꼽힌다. 지문의 응집성과 전개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야 해결할 수 있어 풀이 과정에서 체감 난도가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계율은 절반 이상을 유지했으나, 선택지를 정교하게 조정해 오답 매력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변별력을 강화했다. 비연계 문항도 과도한 생소 주제는 배제하면서 일상적 소재를 활용해 안정적인 구성이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표면적 구성은 안정됐지만 풀이 과정에서의 난도 상승이 체감됐다는 분석이 많다.

수능 직후부터 입시는 다시 숨 가쁜 흐름에 접어든다. 수험생들은 우선 가채점 결과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 뒤, 향후 전형의 중심을 어디에 둘지 결정해야 한다. 점수가 예상보다 낮다면 남은 수시 논술이나 면접 준비에 집중하는 편이 현실적이며 점수가 기대 이상일 경우에는 수시 최저 충족 여부를 점검한 뒤 정시 지원 가능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는 오는 15일부터 일정이 본격화된다.

인문계열은 건국대, 경희대 일부 학과, 성균관대(언어형), 숙명여대 일부 전형 등이 이날 논술을 실시하며, 자연계열은 건국대, 경희대 의·약학계열, 고려대, 단국대 의·치대, 서강대, 성균관대(언어형), 숙명여대 등이 같은 날 시험을 진행한다.

오는 16일에는 인문·자연계 모두 논술 일정이 이어진다.

인문계에서는 경희대 일부 학과,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수리형), 숙명여대 일부 전형이 시험을 치르고, 자연계에서는 가톨릭대 의·약학계열, 경희대 의·약학계 제외 학과, 동국대, 성균관대(수리형) 등이 시험을 진행한다.

오는 17일부터말일까지는 경북대, 부산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전국 주요 대학이 순차적으로 논술 시험을 이어가며 일정이 장기간 이어진다.

면접 일정 역시 빠르게 이어진다.

오는 15일에는 연세대 활동우수형(인문·통합), 한국외대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 경북대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이 진행되고,

오는 16일에는 연세대 활동우수형(자연),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 및 예체능서류전형(디자인학부·체육과학부) 면접이 실시된다.

서울대는 오는 21~22일 일반전형 면접을 진행하며, 지역균형 및 기회균형특별전형 일부 학과 면접은 28일에 예정돼 있다.

오는 29~30일에는 건국대·경희대·부산대·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이 면접을 실시하며 수시 전형의 막바지가 이어진다.

수시모집 합격 발표는 내달 12일까지 모두 마무리된다.

이어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오는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진행되고 정시모집 전형은 내년 1월 5일부터 28일까지 대학별로 순차적으로 치러진다.

정시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2일, 등록 기간은 2월 3~5일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를 기반으로 전형별 지원 가능성을 분석한 뒤, 남은 대학별 고사 일정을 놓치지 않고 준비해야 한다”며 “수시와 정시 사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지나친 기대나 단정 대신 객관적 자료와 일정 관리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수능 1교시 결시율이 8.48%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제주지역 응시 예정 인원 7513명 중 631명이 응시하지 않았다. 올해 결시율은 전국 평균 9.4%보다 낮고, 지난해(8.92%)보다도 0.44%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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