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일부 정보 유출 사고 발생…28일부터 무상 교체
물량 없어 일부 소비자 허탕만…변경 신청 긴 대기줄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외부 해킹으로 유심 정보 일부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이 28일부터 유심을 무상 교체해 주기로 한 가운데 첫날부터 제주 곳곳에서 품절 대란이 일고 있다.
28일 오전 찾은 제주시 이도이동의 한 SKT 대리점 ‘T월드’ 앞.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출입문에는 ‘유심 변경 예약 마감’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해당 대리점 관계자는 “전날부터 유심 교환 고객이 몰리면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라며 “제주지역의 경우 재고가 별로 없고 입고 기간도 길어 언제 다시 들어올지 모른다”라고 했다.
인근에 위치한 대리점에도 보안 사고를 우려한 제주지역 가입자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가입자들이 줄을 선 채 유심 교환 신청서를 작성했다.
이곳에서 만난 김명자(56)씨는 “딸이 SKT 유심 해킹 사고가 발생해 빨리 유심을 교체해야 한다고 해 줄을 섰다”라며 “휴대전화 안에 신용카드부터 보험 청구 서류까지 개인정보가 너무 많아 불안하다”라고 했다.
20대 김모씨는 “최근에 포털 사이트 아이디가 해킹됐다”라며 “이번 유심 사태와 관련이 있을까 겁나서 얼른 유심 교체를 하러 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가입자 이모씨는 “아침부터 세 곳이나 돌았는데 재고가 없다고 했다”라며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이곳에 줄이 있어 서게 됐다”라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KT 대리점에 유심 교환을 하러 갔다가 재고가 없어 허탕을 쳤다”라며 “제주지역 내 재고가 있는 곳 공유 부탁드린다”라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앞서 SKT는 유심 해킹 사태 발생으로 28일 오전 10시부터 가입자 대상 1회 한정 무상 유심 교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밤 12시 기준 SKT에 가입된 고객이 대상이다. 이후 가입한 고객은 정보 유출과 무관해 교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SKT는 19일부터 정식으로 무상 교체 서비스가 시작된 28일 오전까지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에게도 추후 비용을 환급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해킹 사태에 불안해진 가입자들이 제주를 비롯해 전국에 몰리면서 유심 재고 부족 문제가 발생, 이른 시일 내 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