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주변 거대 종이·스티로폼 상자 그대로 두고 가
생활 쓰레기 버리기도…코로나 엔데믹 후 폐기물 발생 껑충

지난 7일 오후 제주공항 국내선 1층 도착장 쓰레기통 주변에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 상자가 마구잡이로 버려져 있다. 이서희 기자
지난 7일 오후 제주공항 국내선 1층 도착장 쓰레기통 주변에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 상자가 마구잡이로 버려져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가운데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이 ‘비양심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말이었던 지난 7일 오후 제주공항 국내선 1층 도착장. 이용객 편의를 위해 설치된 간이 쓰레기통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곳에는 휴지통 크기를 훌쩍 넘은 거대한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 상자들이 어지럽게 놓여있었다.

제주에 도착한 이용객 일부가 다른 지역에서 구매한 특산품 포장 상자를 내용물만 빼고 버리고 간 것이었다.

뒤늦게 겹겹이 쌓인 상자를 본 공항 미화 담당 직원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A씨는 “이 정도면 무단투기다. 공항 이용 과정에서 생겨난 쓰레기도 아닌데 이걸 어떻게 치우라는 거냐”라고 토로했다.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비양심 행위에 주위의 다른 공항 이용객들도 “이건 과태료 부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 “누구보고 치우라는 거냐”라며 말을 보탰다.

끝내 A씨 등 미화 담당 직원들이 테이프를 하나하나 뜯어내며 버려진 상자를 정리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내외 여행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제주공항 이용객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제주공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302.6t이었던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해 1479.4t으로 크게 늘었다.

공항 지정폐기물은 같은 기간 43.6t에서 17.8t으로 줄어든 반면 이용객들이 버리는 일반폐기물은 1259t에서 1461.6t으로 대폭 늘었다.

이처럼 관광객 증가로 공항 내 쓰레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행정당국이 국내 관광객과 외국인들이 쓰레기 배출을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한국어·중국어·영어로 작성된 안내문을 제작해 공항, 여객터미널 등에 배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제주공항에 여행 과정에 생겨난 쓰레기를 모아 버리거나 음식물, 기저귀, 강아지 배변 패드 등 생활 쓰레기를 버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은 물론 다량의 폐기물을 무단으로 버리고 갈 경우 처리 비용을 부과하는 등의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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