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무한한 가능성 지닌 제주 향토자원X ⑭]
해안 생태 지키는 토종 황근
피부 보호·항노화 효능으로 주목
부정근 배양 등 생명공학 적용
멸종 취약종의 지속가능한 활용 가능성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지난 2014년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됐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따라 그간 인류의 공동 자산으로 인식돼 오던 생물자원은 국가마다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자원으로 인정되면서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게 될 경우 원산지국가에게 그 이익의 일부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많은 나라에서 자국의 생물자원을 이용할 때에 필요한 이행체계 및 관련 법률 등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자원의 수입 비중이 높아 향토자원의 활용성을 증대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힘쓰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역시 향토자원의 활용과 바이오산업을 제주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제주는 난대림과 온대림, 한대림까지 공존, 자생하는 생물자원만 해도 9787종에 이를 만큼 그야말로 보고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생물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으며, 실제 식생활을 비롯해 뷰티, 의약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향토자원을 활용한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제주도민일보는 향토자원의 체계적 연구 및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제주도, 제주테크노파크와 손을 잡고 ’제주 생물자원의 산업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주의 청정하고 다양한 향토자원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산업화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스토리] 남해안의 바위틈에서 노란 꽃을 피우는 황근은 단순한 야생화가 아니다. 이 땅에 유일하게 자생하는 토종 무궁화이자, 사라져갈 위기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새롭게 증명하고 있는 귀중한 생물자원이다. 황근의 이야기는 아름다움과 희소성, 그리고 미래를 향한 놀라운 잠재력이 공존하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황근은 다른 식물과 구별되는 뚜렷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황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황근은 우리가 흔히 아는 무궁화와 같은 속(屬)의 식물이자, 한반도에 자생하는 유일한 토종 무궁화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채취와 자생지 주변 개발로 인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현재 국가적색목록에 멸종위기 '취약(VU, Vulnerable)' 종으로 등재되어 있는데 이 희소성은 황근의 모든 연구와 활용이 '보존'을 전제로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며, 황근을 더욱 귀하고 소중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 황근은 일반적인 식물이 아닌, 맹그로브처럼 갯벌과 육지의 경계에서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준맹그로브' 식물로 분류된다(박은하 외, 2024).
특히 제주 용암 해안 지대에 군락을 이루며 해안선을 보호하고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인 '블루카본(Blue Carbon,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의 저장고로서 황근 군락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해 그 탄소 축적량을 예측하는 연구(이철호 외, 2023)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는 황근이 기후 위기 시대의 중요한 생태 자원임을 의미한다.
황근은 멸종위기 식물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그 해답은 바로 '생명공학 기술'에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야생의 황근을 채취하는 대신, '생물반응기(Bioreactor)'를 이용해 황근의 부정근(不定根, Adventitious root)을 대량으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이종두 외, 2022). 이렇게 배양된 뿌리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하는 기술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면서도 그 효능을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관련 기술은 이미 특허(제주테크노파크 외, 10-2779976-0000)로도 등록돼 황근의 미래 가치를 더욱 밝게 하고 있다.
보존을 위한 노력 속에서, 황근이 품고 있는 놀라운 효능들을 살펴보면 가장 주목받는 효능으로 바로 현대인의 피부 고민을 해결해 줄 '안티폴루션(Anti-pollution)' 기능이다.
황근 추출물은 미세먼지 등 외부 오염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오염으로 인한 피부 손상과 자극을 완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 효능은 한국콜마와 국립생물자원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특허(10-2018533-0000)로 등록돼 황근이 최첨단 코스메틱 원료로서 높은 잠재력을 가졌음을 입증했다. 그리고 피부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활성이 뛰어나며, 피부 주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확인돼 (주)코리아나화장품에서 관련 특허(10-1883307-0000)를 등록했다.
또한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한 부정근 추출물은 미백 활성까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이종두 외, 2022), 항노화와 미백을 위한 프리미엄 스킨케어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렇게 황근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유일의 토종 무궁화이자, 해안 생태계를 지키고 탄소를 저장하는 중요한 환경자원이다. 동시에 '안티폴루션', '항노화'라는 현대인의 요구에 정확히 부응하는 효능을 가졌으며,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는 길까지 열어가고 있다. 황근의 이야기는 한 식물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활용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매우 중요하고 희망적인 사례이다.
[소재정보]
호생하며 편원형 또는 도란상 원형이고 급한 예두이며 원저 또는 아심장저이고 두꺼우며 길이 3-6cm, 너비 3-7cm로서 표면에 털이 약간 있고 뒷면에 회백색 밀모가 있으며 가장자리에는 둔거치가 있다. 엽병은 길이 8-20mm이고 탁엽은 길이 10mm정도로서 빨리 떨어진다.
열매는 삭과로 난형이며 길이 2cm이며 황갈색 성상모가 밀생하고 5개로 갈라지며 꽃받침이 달려있고 10-11월에 성숙한다. 종자는 콩팥형으로 암적색이다. 꽃은 가지 끝의 엽액에 1개씩 달리며 지름 5cm로서 연한 황색이고 중심부의 중앙이 암적색이며 화경은 길이 1cm정도로 황회색 성상모가 밀생하고 소포는 중앙 부근까지 합쳐지며 꽃받침길이의 1/2정도이다. 소포편은 8-10개이고, 화관은 종모양이며 6-8월에 개화한다. 많은 수술은 합쳐진 단체웅예이고 암술머리는 5개로 갈라지며 수술통의 중앙부를 뚫고 나오고 암홍색이다. 수피는 녹회색이고 어린가지에는 회색의 성상모가 밀생한다. 소지는 모두 황색이며 황회색의 털로 덮여 있다. 무궁화와 같은 속(Genus)이며, 황근이란 노란꽃의 무궁화라는 뜻이다.
아욱과 낙엽성 떨기나무로 우리나라 무궁화속 식물 중에서 유일하게 자생하는 식물로, 6~8월에 옅은 황색의 꽃이 핀다. 최근 들어 자생지 주변 개발로 훼손 우려가 있으며 무분별한 채취 위협이 있다.
현재 한국적색목록에 멸종위기범주인 취약종(VU)으로 평가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일본, 대만에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제주도, 전라남도 완도군, 고흥군 등지에 분포한다. 제주도에서는 용암 해안지역에 살며 해변이나 해발 50m 이하의 바닷가 암석지, 모래땅에서 드물게 확인된다. 다육성 식물이나 덩굴성 식물과 같이 어우러져 산다.
[연구현황]
-황근(Hibiscus hamabo)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
외 3명, 식물분류학회지, 37(2), 115~129(2007)
-오옥신류 처리가 황근 엽삽시 발근에 미치는 영향
이종석, 홍정, 환경복원녹화, 6(6), 25~28(2003)
-황근(Hibiscus hamabo)의 분화재배 시 생장에 미치는 PP-333, CCC, Atrinal 및 A-rest의 효과
이종석, 곽혜란, 원예과학기술지, 22(1), 89~94(2004)
-제주도의 자생 황근 분포와 자생지 생태적 특성
안영희, 원예과학기술지, 21(4), 440~446(2003)
-제주도 황근(Hibiscus hamabo) 잎의 기체 교환과 자생지에서의 토양호흡
최유진 외 4명, 환경생물, 41(4), 439~446(2023)
-한국에 자생하는 준맹그로브 황근의 분포와 식생 특성
박은하 외 4명, 한국환경생태학회지, 38(4), 354~366(2024)
-생물반응기를 이용한 황근 부정근의 대량증식과 추출물의 항산화 및 미백 활성 평가
이종두 외 9명, 한국자원식물학회지, 35(4), 435~444(2022)
-제주도 갯대추와 황근의 분포에 관한 조사
양연한, 한국자연보존연구지, 1(4), 45~53(2023)
-황산처리에 의한 불투수성 황근 종자의 발아촉진에 관한 연구
서상흠 외 5명, 한국국제농업개발학회지, 316~324(2012)
-黃槿(Hibiscus hamabo)과 無窮花(Hibiscus syriacus) 의 種子發芽에 미치는 鹽害의 영향
허무룡, 곽병화, 한국화훼연구회지, 6(1), 51~55(1997)
-CO2농도 상승과 온도 상승조건에서 광, 수분, 유기물구배에 따른 멸종위기식물인 황근(Hibiscus hamabo)의 생육과 생태적 지위폭의 변화
이수인 외 6명, 한국환경생태학회지, 31(3), 279~286(2017)
-원격탐사와 인공지능 모델링을 활용한 제주도 지역의 준맹그로브 탄소 축적량 예측
이철호 외 4명, 응용생태공학회, 161~170(2023)
-전남지방에 분포하는 난대 자원식물 - 희귀특산 목본식물을 중심으로
유한춘, 한국자원식물학회 2019년도 춘계학술대회, 23~23
-해안식물 5종에 대한 항균활성 탐색
권난희 외 4명, 한국유기농업학회지, 24(3), 465~484(2016)
-원격탐사와 인공지능 모델링을 활용한 제주도 지역의 준맹그로브 탄소 축적량 예측
이철호 외 4명, 응용생태공학회, 10(4), 161~170(2023)
-Thallium-201을 이용한 세포막 Na+−K+ ATPase 활성도 측정: Rubidium-86 측정법과의 비교
이재태 외 3명, 대한핵의학회지, 32(2), 121~128(1998)
-불투수성 황근 종자의 발아촉진에 관한 연구
장일웅, 경상대학교 대학원 응용생명과학부 국내석사(2016)
-황근 및 제주피막이 추출물의 기능성 화장품 소재 개발 연구
양욱혜, 제주대학교 대학원 화학과 국내박사(2023)
-제주도 황근(Hibiscus hamabo)의 토양호흡과 광합성
최유진, 고려대학교 대학원 환경생태공학과 국내석사(2024)
-무궁화 정역교배의 양친과 후대의 특성조사 및 FISH를 통한 핵형 분석
조영관, 경북대학교 대학원 원예학과 국내석사(2018)
[지적재산권]
추출물, 추출물의 분획물 및 황근 추출물의 분획물로부터 분리된 화합물을 포함하는 피부 안티폴루션용 조성물 (COMPOSITION COMPRISING EXTRACTS, FRACTIONS AND THE ISOLATED COMPOUNDS OF HIBISCUS HAMABO SIEBOLD AND ZUCC. FOR SKIN ANTI-POLLUTION)
| 등록번호 10-2018533-0000 (2019-08-30) | 특허권자 한국콜마주식회사, 대한민국(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장)
부정근의 배양방법, 이에 의하여 배양된 부정근의 추출물을 포함하는 화장료 조성물 (Method of cultivating Hibiscus hamaboa's dventitious root and cosmetic composition comprising the extract of Hibiscus hamaboa's dventitious root cultivated thereby)
| 등록번호 10-2779976-0000 (2025-03-06) | 특허권자 재단법인 제주테크노파크, 유씨엘 주식회사
잎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피부 주름 개선용 화장료 조성물 (COSMETIC COMPOSITION FOR IMPROVING SKIN WRINKLE COMPRISING EXTRACTS OF HIBISCUS HAMABO LEAF AS ACTIVE INGREDIENT)
| 등록번호 10-1883307-0000 (2018-07-24) | 특허권자 주식회사 코리아나화장품
※ 이 기사는 (재)제주테크노파크 지원과 협조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