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무한한 가능성 지닌 제주 향토자원X ⑦]
'향약집성방'·'본초강목' 등에 효능 기록...피부 진정 및 소염·해열·진통 효과
참식나무 효능과 혼용 구전...새덕이에 대한 과학적·약리학적 검증은 아직 부족

[제주도민일보 허영형 기자] 지난 2014년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됐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따라 그간 인류의 공동 자산으로 인식돼 오던 생물자원은 국가마다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자원으로 인정되면서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게 될 경우 원산지국가에게 그 이익의 일부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많은 나라에서 자국의 생물자원을 이용할 때에 필요한 이행체계 및 관련 법률 등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자원의 수입 비중이 높아 향토자원의 활용성을 증대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힘쓰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역시 향토자원의 활용과 바이오산업을 제주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제주는 난대림과 온대림, 한대림까지 공존, 자생하는 생물자원만 해도 9787종에 이를 만큼 그야말로 보고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생물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으며, 실제 식생활을 비롯해 뷰티, 의약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향토자원을 활용한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제주도민일보는 향토자원의 체계적 연구 및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제주도, 제주테크노파크와 손을 잡고 ’제주 생물자원의 산업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주의 청정하고 다양한 향토자원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산업화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스토리] 

새덕이는 제주 곶자왈 숲과 남해 도서 지역에서 사계절 푸르게 자라는 상록 활엽 큰키나무로, 이른 봄 붉은 꽃을 피워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 이름은 제주어 ‘사데기’ 또는 ‘신사데기’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납작하고 날렵한 바닷물고기 ‘서대기’류와 잎 모양이 닮았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잎은 길고 좁아 날렵한 인상을 주며, 전체적인 형태는 참식나무와 비슷하다.

높이 10m까지 곧게 자라는 특성 덕분에 과거 제주에서는 배의 돛대나 선체 재료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 속에서 바다와 밀접한 생활을 해온 제주 사람들에게 새덕이가 해양 활동과 관련된 생활 나무였음을 시사한다. 또한 제주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구덕’이나 ‘차롱’ 등 생활 도구가 발달했는데, 튼튼한 목재가 필요한 일부 기구나 가구에도 새덕이 나무가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민간에서는 새덕이의 잎과 껍질을 말려 차로 달여 마시거나, 삶은 물을 목욕물에 타서 피부 진정과 피로 완화에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향약집성방'에는 새덕이(사데기)의 잎과 껍질을 달여 복용하면 “청열(淸熱)·해독(解毒)하여 기침을 멎게 하고, 담(痰)을 삭이며, 위기를 조화롭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본초강목'에서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약간 쓰며, 비위(脾胃)의 기운을 돕고 혈맥을 소통시킨다”고 하여 소염·해열·진통에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다만 새덕이는 참식나무와 잎·꽃 형태가 매우 유사해 전통에서 두 종이 구분되지 않은 채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약용 효과에 관한 내용은 참식나무의 효능이 혼용된 구전일 수 있으며, 새덕이에 대한 과학적·약리학적 검증은 아직 부족하다.

곶자왈 숲 속에서 늘 푸르게 서 있는 새덕이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강인함으로 제주 자연의 생명력과 회복력을 상징한다. 붉은 꽃이 봄을 알리는 모습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 제주 사람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전하고 숲의 생태적 균형을 지키는 ‘곶자왈의 수호자’로 여겨진다.

새덕이. [국립생물자원관]
새덕이. [국립생물자원관]

[소재정보]

새덕이(Neolitsea aciculata (Blume) Koidz.)는 녹나무과의 상록 활엽 큰키나무로, 주로 산기슭에서 자라며 높이는 약 10m에 달한다. 제주도와 서·남해안 도서 지역에 자생하고, 일본 혼슈 이남과 대만에도 분포한다. 제주에서는 남사면 해발 약 900m, 북사면 해발 약 500m 이하에서 주로 발견된다.

줄기 껍질은 회갈색이며 작은 껍질눈이 많고, 겨울눈은 달걀 모양에 갈색 털이 촘촘하다. 잎은 어긋나거나 가지 끝에 모여나며, 도란형에서 긴 타원형(길이 5~12cm, 폭 24cm)으로 양 끝이 좁아져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표면은 짙은 녹색에 윤기가 나고, 뒷면은 흰빛이 돌며 3출맥이 뚜렷하고 성엽에는 털이 없다. 새로 난 잎은 아래로 처지고 부드러운 털이 있으나 성장하면서 옆으로 퍼지고 털이 없어진다. 잎자루는 8~15mm로 짧은 편이다.

새덕이. [제주생물종다양성연구소]
새덕이. [제주생물종다양성연구소]

꽃은 암수딴그루이며, 2월 말에서 4월 사이 붉은색으로 피어난다. 꽃자루 없이 잎겨드랑이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화피편은 4개로 갈라진 타원형이고 짧은 털이 있다. 수꽃은 18개의 수술이 6개씩 3줄로 배열되고, 암꽃은 긴 암술대와 1개의 암술을 가진다.

열매는 장과로 타원형 또는 난형이며, 길이 10~12mm로 8월 말부터 10월 사이 흑자색으로 익는다. 참식나무에 비해 잎자루가 짧고 꽃이 붉으며, 열매가 검게 익는 점이 뚜렷한 구별 특징이다. 관상용으로 심으며 ‘흰새더기’라고도 불린다.

화이트닝 캡슐 크림. [유씨엘 제공]
화이트닝 캡슐 크림. [유씨엘 제공]

[연구현황]

- 새덕이나무 추출물의 활성성분 및 제주자생식물 에센셜 오일의 항균, 항염 활성 규명 

 김상숙, 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2011)

- 새덕이 잎 정유의 항산화활성 평가

 정민지 외, 한국목재공학회, 2016(2), 85-85 (2016)

- 새덕이 잎 정유의 성분분석 및 항산화활성 평가

 정민지 외, 목재공학, 45(1), 175-185 (2017)

- 새덕이 유래 천연물의 Tyrosinase 저해 효과

 김상숙 외, J. Enzyme Inhib. Med. Chem. 28(4), 685-689 (2013)

- 새덕이 정유의 항생제 내성균의 생장과 여드름균으로 유도된 THP-1 세포에서 염증 억제 효과 

 김상숙 외, Nat. Prod. Commun. 6(8), 1193-1198 (2011)

- 난대수종(센달, 새덕이, 구상나무) 식물정유 유효성분을 활용한 미백 및 주름개선 코스메슈티컬 제품 실용화

 가톨릭관동대학교 산학협력단/산림청, 2020, 산림과학기술실용화지원사업(R&D), 1405004328(과제고유번호)

화이트닝 캡슐 에센스. [유씨엘 제공]
화이트닝 캡슐 에센스. [유씨엘 제공]

[지적재산권]

- 새덕이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화장료 조성물

 | 출원번호 10-2009-0010402 (2009.02.10) | 출원인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

※ 이 기사는 (재)제주테크노파크 지원과 협조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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