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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폭파는 대국민 테러행위…역사의 소리 들어야”강정마을회 등발파 허가 신청 반려 촉구
강동균 회장-서귀포경찰서장 면담…원론적 답변만

▲ 강정마을회 등은 5일 10시30분 서귀포경찰서에서 구럼비 발파 허가를 반려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공사 강행을 분명히 한 이후, 구럼비 발파를 위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서귀포경찰서를 찾아 구럼비 발파 허가승인 신청을 반려할 것을 촉구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구럼비살리기 전국시민행동 등은 5일 10시30분 서귀포경찰서로 향해 구럼비 발파 허가를 반려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해 문정현 신부, 오영덕 범대위 공동대표, 현애자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이정훈 목사, 평화활동가 엔지젤터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2일 해군기지 건설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서귀포경찰서에서 구럼비 발파를 위한 화약류 사용 및 양도양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고, 구럼비 바위에 화약을 장전하기 위해 드릴로 4.5m 깊이의 구멍을 뚫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강정마을 주민들의 공사방해를 우려해 현재 강정포구에 경찰병력을 배치하고 있으며, 오후 2시에는 육지부 경찰병력 500여명이 추가로 투입돼 대거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정마을회 등은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4.3이후 대한민국 정부의 광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며 "구럼비 발파 허가라는 정부의 오만과 광기는 결국 국민을 위해, 국민에 의한 정부가 아니라 해군을 위해, 건설자본에 의한 정부임을 솔직하게 드러낸 셈"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국민을 속이는 것도 모자라, 기어이 구럼비 해안에 대한 본격적인 발파를 강행하려하는 집단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려는 행위를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해군이 강행하려는 구럼비 발파를 제주도가 나서서 발파중단을 강력히 요구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불법공사와 구럼비 발파를 중단하고 지역사회의 갈등치유에 나서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고, 제주도정이 나서야 할 책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해군은 모든 공사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해군기지추진사업단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며 "또 해군기지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정부당국은 책임지고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여야 정치권에게는 인권 유린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실시 및 특별검사제 도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문정현 신부는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해 5년 넘게 처절한 싸움을 이어온 강정마을 주민들을 생각해서라도 구럼비 발파를 막아달라"며 "강정주민이 살아나는 것이 제주도민이 살아나는 것이고, 제주도민이 살아나는 것이 전 국민이 살아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문 신부는 "구럼비가 발파될 경우 4.3의 역사적 아픔이 있는 제주도가 다시 반복되는 것과 같다"며 "그러한 불행이 일이 없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범대위 공동대표 오영덕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구럼비를 살려달라. 구럼비를 지키는 것이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양윤모를 살리고 제주도를 살리는 길"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정훈 목사도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 등 소위 외부세력이라 불리는 분들이 이 자리에서 모였다"며 "이 분들은 아무일만 없다면 평화롭게 살아갈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경찰은 범죄없는 강정 마을을 범죄가 가득한 마을로 만들어버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구럼비를 발파하려고 하고 있다"며 "서귀포경찰서장은 상부의 소리가 아닌 역사의 소리를 듣고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애자 통합진보당 제주도당 공동대표도 "국회의원부터 시작해 국무총리까지 전 국민의 요구를 군화발로 짓밟으려 하고 있다"며 "강정주민들은 5년 넘게 도민들과 마음을 모아가면서 제주해군기지가 용납될 수 없음을 만천하에 보여왔다"며 구럼비를 파괴하려는 작태에 대해서 강정주민들과 끝까지 막아내자고 목놓아 외쳤다.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영국의 평화활동가 엔지 젤터 씨도 "수천수만의 전세계인들이 강정마을의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강정을 지지하고 있다"며 "그것은 사람들이 세상의 평화를 원하고 미국의 군사기지에 종속될 기지가 세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서귀포경찰서 관계자에게 이동민 서장과 면담을 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서장실로 향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강동균 마을회장을 비롯해 조경철 부회장, 김정민 노인회장은 이동민 서귀포경찰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이동민 서장이 이를 수락해 20여분간 비공개 면담이 진행됐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면담을 통해 구럼비 발파 허가신청을 반려해 줄 것을 주문했고, 이 서장은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등의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 구럼비 발파를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

김동은  dongs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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