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드라마 '대장금'의 출연했던 한 아역배우의 대사가 문득 생각이 난다.그 아역은 "저는 제 입에서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한 것 이온데 어찌 홍시 맛이 나냐고 하시면"이라는 명대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이 대사를 다시 곱씹어보면서 현 대한민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
20년이 지난 지금 고백하건데 나는 가해자였다. ‘직접’이냐 ‘간접’이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는 분명 가해자였다.20년 전 나와 내 주변 친구들은 ‘왕따’라는 단어를 몰랐다. 하지만 현재의 기준에서 바라본다면 우리 사이에도 ‘왕따’는 존재했다. 다만 우리가 &lsqu
[제주도민일보 변상희 기자] 손등에 작은 상처가 났다. 아물게 둬야하는데 딱지 앉은 걸 기어코 떼어냈다. 며칠이 지나 손등을 보니, 원래의 상처보다 커져 있다. 처음엔 없던 불그스레한 자국도 선명하다. 상처가 날 때마다 되풀이하는 바보짓이다. 강정 주민들의 지친 숨소리가 제주를 가득 채운다. 곳곳에 포진된 경찰, 높은 펜스와 해군은 쓰러질 듯 휘청대는 그들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의 일대기를 영화로 봤다. 지난 일요일 새벽, 무작정 TV속 영화보기를 검색하다 눈에 들어온 것이 이었다. 문득 비전향수의 ‘선택의 이유’가 궁금해졌다.김선명은 44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1995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다. 2개월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형제들은 그를 불편해하며 만나주지 않는다. 200
중국을 여행하던 어느 날이었다. 북경거리를 걷던 중 노점에서 팔던 귤을 사먹은 적이 있다. 한 봉지 가득 30여개의 귤을 흥정해서 5위안(당시 700원 상당)에 샀다. 기막힌 맛에 귤 까는 손이 멈추지 않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머릿속엔 ‘중국 귤이 국내 상륙하면 큰일’이라는 생각도 함께였다.한·미FTA 국회비준에 대한
“정초부터 외박이야···” 2012년 해맞이 행사를 위해 집밖으로 나서는 나에게 아내는 농담섞인 투정을 한다. 올해로 벌써 아홉번째.금연, 건강, 사랑, 취직, 당선(?). 졸린 눈을 비벼가며 저마다 새로운 다짐과 소망을 빌며 새해를 맞는다. 하지만 기자생활 10년차로 접어든 나에게 새해 맞이는 또
교수신문은 최근 올해의 한자성어로 ‘엄이도종’을 채택했다.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이 말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 귀를 막지만 결국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춘추시대 진나라 범무자의 후손이 다스리던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을 때 백성 중 한 명이 종을 훔치려고 맘을 먹고, 종이 너무 커서 못 옮기게 되자 종을
▲ 강길홍 기자 벌써 일년이 지났다. 지난해 11월 제주의료원·우성아파트·도립무용단 노동자들이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거리로 나왔던 노동자들은 여름이 시작될 무렵 농성을 마쳤다.그러나 이후에도 도내 노동조합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도청 앞 천막농성은 제주도 노조탄압 실태
▲ 김성진 기자 [제주도민일보 김성진 기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세모는 좀 더 깊은 사색을 요구하는 제5의 계절인지도 모릅니다. 새해의 사색이 대체로 정월달 싸늘한 추위처럼 날카롭기가 칼 끝 같다면 세모의 그것은 저녁의 안온함과 더불어 지난 일들에 대해 그윽한 감회를 안겨 주는 온돌방인 듯 합니다.새해가 겨울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까닭은 낡은 것
올해 들면서 기후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해 기상이변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더 이상 먼나라 얘기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올 봄 4월까지 이어진 이상저온현상과 추석 무렵 조천읍 등 지역에 쏟아진 국지성 호우, 서부지역 가을가뭄,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11월에 퍼부은 서부지역 집중호우 등은 더 이상 제주가 기후변화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말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인기가 식을줄을 모른다. 한글을 만들어 내려는 세종과,문자를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해 온 지배층의 싸움이 치열해 흥미를 자극한다. 밀본과 사대부들은 문자를 읽고 쓰는 것으로 자신들의 신분과 이권을 유지한다. 그들에게 맞서는 세종의 한글은 바로 모든 백성들이 말을 익혀 윗것들과의 벽을 허물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몇해 전 영화인들이 삭발까지 감행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영화인들은 하던 일을 내팽개 치고 시위장으로 하나둘씩 모였다. 이들은 왜 그랬어야만 했을까?스크린쿼터라는 단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대로 해석하면 스크린은 영화를 뜻하며, 쿼터는 할당량을 뜻한다. 스크린쿼터는 말 그대로 총 상영일수 중
[제주도민일보 장정욱 기자]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겨울이니 당연한 것이겠거니 해도 추운 건 사실이다. 제주도는 바람까지 심해서 더욱 춥다던데 처음 맞이하는 제주도의 겨울이 걱정이다.이렇게 찬바람이 불어오면 항상 생각나는 게 있다. 남들은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를지 몰라 난 그저 따끈한 ‘오뎅’(어묵
[제주도민일보 변상희 기자] 뜻하지 않은 겨울이겠구나.. 너의 열여덟 꽃다운 꿈이 한겨울 서리처럼 녹아내린 것 같아 안타깝고 안타깝다. 어찌 너의 그 잘못을 너만의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니. 끔찍한 사건임에도 사람들은 너의 죄라고 말을 잇지 못 했다. 살면서 한번쯤 목격했을 험악한 괴물 차림의 대한민국 교육현실을 아는 누구든 그랬을 거야. 속죄거든. 틀렸음
얼마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라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누군가 대포통장을 만들어 나쁜 짓을 했다는데 그 중 내 명의의 통장이 있다는 것이다. 기계적인 말투에 순간 보이스피싱을 떠올렸지만 함께 연상돼야 할 연변 사투리가 나오지 않아 계속해 전화기 너머로 귀를 기울였다. 내 명의로 만들어진 통장은 2개라고 했다. 자칫 잘못하면 내가 피해자가 아니라 명의를 빌
[제주도민일보 한종수 기자] 물 하나로 제주를 먹여 살릴 수 있다며 탄생한 ‘삼다수’를 두고 말이 많다. 도내 유통대리점을 선정하면서 도지사 친인척 연루설, 특정기업 내정설 등이 제기되는가 하면 일본수출업체 선정에서도 공모절차 없이 특정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것이다.엊그제 열린 도의회 도정질문에서는 4억원 상당의 삼다수
[제주도민일보 박민호 기자]지난 5월30일 경북 김천종합스포츠타운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제40회 전국소년체전 남자초등부 준결승전에서 제주도가 충북을 종합전적 3-1로 물리치고 소년체전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감격적인 장면을 연출했다.제주선발팀은 준결승에서 첫 단식을 충북에 내줬지만 이어진 단식과 복식에서 승리를 거둬 종합전적 3-1로 충북을 제압,
[제주도민일보 김성진 기자] 과거 봉건사회와 절대왕정시대의 왕이나 군주들은 나라에 가뭄이나 홍수로 인해 백성이 굶주리면 모든 것이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고 여겼다. 왕의 총애를 받는 신하 역시 육식과 술을 금하고 죄인임을 자처하며 하늘에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민심이 천심’이라 하여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것은 하늘의 뜻을 거스른
감귤농사를 지으면서 편안하게 살아왔던 농민, 강정 바다에서 잡은 고기로 남부럽지 않게 살던 어민. 이들이 거리의 투사가 된지 벌써 5년이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얘기다. 지난 주말 제주시청 일대에서 해군기지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제5차 전국시민행동’이 열렸다. 반대측 시민단체와 대학생, 중고교생, 학계 및 정치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지난 25일. 길 건너 인도에서 한·미 FTA 비준안 국회 처리를 반대하는 농민들과 제주시 공무원들 사이 충돌이 발생했다. 농민들이 세운 천막과 바람막이(파티션)는 ‘불법설치물’이란 이유로 철거당했다. 제주도가 한 평(3.3㎡) 조금 넘어 보이는 공간에 세운 파티션 6개도 인정하지 못한 그날은 기상청이 밝힌 올 가을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