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은 기자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했던 한 아역배우의 대사가 문득 생각이 난다.

그 배우는 "저는 제 입에서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한 것 이온데 어찌 홍시 맛이 나냐고 하시면"이라는 명대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 대사를 다시 곱씹어보면 현 대한민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대사에 인용해보면 정부와 제주도는 "저는 소통을 하고 있어서 소통을 한다고 한 것 이온데 어찌 소통이 아니라고 하시면"이라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한 쪽만의 일방적인 소통을 과연 진정한 소통이라 할 수 있을까?

국어사전을 보면 소통이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는 것'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소통이란 그 소통을 하고자 하는 각 당사자의 의사를 있어야 하고 그 의사를 바탕으로 각 의견의 합일점을 찾는 것을 말한다.

결국 양쪽의 막힘이 없고 오해가 없어야 그야말로 진정한 '소통'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엔 소통이 없다.

농림수산식품부(정부)는 한·미FTA 협상 체결에 따른 농어업 보완대책을 설명하고 농정의 이해도·공감도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9일 제주도 농어업인회관에서도 '한·미 FTA 추가 보완대책 설명회'가 열렸다. 정부는 농민들을 위해 소통을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지만 끝내 '주인'인 농민들은 설명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11일에는 제주축산업협동조합 회의실에서 '제주한우 가격대책 간담회'가 열렸다. 그날 간담회는 산지 소 가격 안정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소통하는 자리였지만 마찬가지로 소통은 없었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겠다면서 소통을 강조한 우근민 지사는 간담회 시작 30분만에 자리를 떠났고 농민들은 또 다시 일방적인 소통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매년 명절 때 마다 고속도로는 귀성길·귀경길 차량으로 거북이 행렬을 하고 있지만 심지어 그 고속도로 마저도 양방향 소통을 하고 있다.

“통하였느냐?”

소통이 강조되는 지금 소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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