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공무원 단체 채팅방, 도감사위 결정 비난의견 빗발
"주민숙원 해결에 억대 변상, 차라리 열심히 일하지 말자"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곽지과물해변 해수풀장 공사 해당 공무원들에게 제주도감사위가 억대 변상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공직 내부의 반발 분위기기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제주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주민숙원 사업 해결했더니, 억대 변상금... 열심히 일하지 말자'라는 글이 실리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6일 제주시 공무원들의 단체 채팅방에 곽지과물 해변 해수풀장 논란과 관련해 감사위의 결정을 비난하는 글이 게재됐다.

'열심히 일하지 마세요'로 시작하는 글은 이번 결정과 관련한 제주시 공무원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해당 공무원은 "지사가 환경단체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알려지게 된 과물해변 풀장 공사건이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억대의 변상금을 물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 제주시 공무원님들 거지처럼 중앙에 로비해서 돈도 받아오지 말고, 주민숙원사업도 하지 말고, 특히 지사 공약사항 이행하지 마세요. 그러다 차기에 다 변상금으로 우리에게 돌아오니 열심히 일하지 마세요"라고 성토했다.

특히 "공금 착복한 공사 직원은 형사고발도 안하고 열심히 일하는 행정시 직원만 거지로 만드네... 절차상 과오가 있다고 하나 직원이 실수를 알고 추후 승인받을 수 있는 사항이었음에도 지사가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꼬리내려 공사중지에 이어 원상복구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공사를 할 수 있는 사항이었음에도 주민숙원사업이 물거품이 됐다"며 "시장 이하 직원 의견을 받겠다"고 피력했다.

이같은 글에 고경실 제주시장은 "시장으로서 소속직원이 어려움에 처한 것을 매우 안타깝고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며 "관계 공무원과 머리를 맞대 지혜로운 방안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원희룡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위 처분에 대해 재심의 청구를 검토할 것을 시사했다.

원 지사는 "감사위가 담당 공무원들에게 철거비용 등 4억원대의 변상명령을 내린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재심의 청구를 검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 지사는 "지휘감독 책임권은 놓아두고 하위직에 책임을 전담시키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며 "더욱이 이 공사는 정치권과 지역민이 민원사업이라고 압박을 가한 성격이 큰데 실행한 공무원만 책임지우면 사건 원인이 흐려진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이익을 얻은 것도 아닌데 전재산으로도 감당안되는 변상금액은 과하다. 최종결정권은 감사원에 있는 만큼 적정조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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