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전망대] 우 지사, 새누리 경선 불참 한 달 만에 거취 표명

“경선방식 확정될 때 결심”…원희룡과 경선 부담?·김우남 경선 참여로?

▲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15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6.4지방선거와 관련 자신의 거취를 밝히고 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자신의 거취를 밝혔다. ‘6·4지방선거 불출마’다. 그는 불출마 배경에 대해 100%여론조사 방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가에서 바라보는 그의 불출마 배경은 다소 시각차이가 있다.

우근민 지사는 15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기자실에 섰다. 지난달 15일 서면으로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불참 선언이후 한 달 만이다.

우 지사는 당시 “앞으로 저를 사랑하고 지지해주시는 많은 도민들과 새누리당 당원들과 만나면서 충분히 대화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적절한 시기에 지방선거와 관련한 저의 입장을 소상하게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한 달 동안 지방선거와 관련한 말문을 닫은 채 각종 추측과 분석이 난무했다. ‘탈당 후 불출마’가 가장 유력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 ‘탈당 후 불출마’라는 절차를 밟아 출마해 어렵게 당선된 전력이 있지만 좋지 않은 선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도 그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여론조사는 원희룡 후보가 항상 유리했고, 3자 가상 대결에서도 여의치 않았다.

우 지사는 당헌·당규에 입각한 원칙적인 경선 방식을 요구했지만, 100%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 방식은 여론조사에서 항상 우위를 점하는 원희룡과의 대결에서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15일 자신의 거취를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우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울먹이기도 했지만 기자들과 질문에서는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게다가 기존 선거방식을 선호하는 우 지사 입장에서는 100% 여론조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 지사는 100% 경선방식이 확정되자 결국 불출마를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지지자들을 뿌리치지 못했다. 지지자들은 우 지사의 불출마를 만류해왔다. 우 지사는 그 동안 지지자들과 잇따라 회동을 해왔다. 중간에는 각 읍면지역 지지자들이 도지사 집무실을 찾아와 출마를 권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최근에는 120여명과 도지사 공관에서 회동을 했다. 우 지사는 불출마를 시사했지만 측근과 지지자들은 강하게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 지사의 한 측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선거다. 우 지사가 출마한다면 승패는 아무도 장담못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15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실을 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 지사가 경선 방식에 불만을 갖고 최종 결심을 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그 동안 치열한 경쟁자 중 하나였던 김우남 의원이 불출마까지 예측할 수 있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우 지사는 자신의 결심에 흔들렸을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겉으론 경선 방식에 불만을 내세웠지만, 원희룡의 출현에 다소 부담감을 느꼈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게다가 우 지사마저도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 지사가 출마할 경우 자신의 표를 빼앗길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모든 예비후보들이 김우남 의원 쪽으로 힘을 몰아주는 형국에 결국 그는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만일 김우남이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면 우 지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을 것이라는 게 정가 일각의 관측이다.

결국 우 지사는 김 의원이 강한 경선 참여 의지와 사실상 새정치연합이 김우남 의원을 중심으로 뭉치는 상황에서 이득을 볼 것이 없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심은 우 지사가 해외 출장 도중 최종 결심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우근민 지사는 지난달 5일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지방선거 출사표를 던졌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