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전망대] 김우남 ‘불출마’ 명분은?…경선 참여 가능성도

김의 결심에 따라 우 지사도 결심 방향 나타날 듯…김·우 결심에 촉각

6·4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가 안개 속이다. 최종 주자에 따라 ‘양자’ 또는 ‘삼자’ 구도로 재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시계가 일정대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 경쟁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제주지사 경선 방식으로 ‘공론조사선거인단 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를 사실상 최종 결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추위)가 지난 7일 저녁 8차 회의를 열고 제주지사 후보 경선 룰을 확정한 것이다.

그러나 제주지사 경선 후보들 중 김우남 국회의원은 ‘국민참여경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사 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지난 5일 김재윤·이수용 공동위원장과 함께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는 당초 중앙당에서 결정한 이번 지방선거 경선 방식(▲공론조사선거인단 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 ▲공론조사선거인단 투표 100% ▲여론조사 100%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여론조사 50%)를 포함한 김 의원이 요구한 ‘국민참여선거인단’ 경선 방식도 포함해 결정키로 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7일 공추위의 최종안이 나왔고, 이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 관계자는 “공추위의 최종안은 9일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또 “김 의원이 제시한 방식은 당규에 없는 룰”이라며 “국민참여경선방식을 제외한 것은 공추위에서 과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까봐 배제된 것이다. 배제된 것을 다시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사실상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김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추위 최종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우남 의원은 ‘칩거 시위’라는 결정을 했고, ‘불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배수의 진을 치기 시작했다.

김우남, ‘불출마’ 할까?

하지만 김 의원의 ‘불출마’의 명분이 과연 ‘경선 방식 불복’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당초 정가에서는 김 의원이 요구한 경선 방식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불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지난달 16일 MBN의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경선 룰이 어떠하든 정정당당히 싸우겠다”고 다짐해 왔다. 때문에 경선방식 불복을 이유로 불출마할 가능성은 낮다.

더욱이 김 의원은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지 않지만, 새정치연합 제주지사 후보군들 중에서 가장 적합도가 높게 나온다. 게다가 ‘공론조사선거인단 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이 김 의원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 여론조사에서 적합도가 높은 김 의원이 후보자 토론회 등에서 별다른 약점이 없다면 경선에서도 최종 주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론조사선거인단 투표 방식은 사전에 확정한 선거인단(배심원단)을 상대로 후보 검증과 토론을 벌인 뒤 선거인단의 선택으로 적격자를 가리는 후보 선출 방식이다. 김 의원도 그 동안 당내 입지 등이 있기 때문에 굳이 피할 이유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 김 의원의 행보를 볼 때 선거를 위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이 의문점으로 남는다. 지난해부터 제주지역 곳곳을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았다. 게다가 선거캠프도 꾸리지 않았다. 물론 예비후보로도 등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지난 1월21일 출마 기자회견 당시 국회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 “도민의 평가가 필요하다”며 경선에서 최종 후보가 되면 사퇴할 뜻임을 밝혔다.

이런 와중에 항간에는 새누리당 원희룡 예비후보가 출마할 경우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지만 김 의원은 이를 강하게 일축해 왔다.

불출마의 명분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김 의원은 결국 경선에 참여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김우남, 최종 후보 여부에 따라 ‘양자구도’ 또는 ‘어게인 2010’

새정치연합의 최종 후보가 김우남 의원이 될 경우 우근민 지사의 출마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 지사와 김 의원은 같은 동향이다. 같은 지역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게다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삼자구도’로 갈 경우 원희룡의 지지율은 변함이 없는 상태에서 우 지사의 지지율은 높지 않다는 점도 우 지사의 발목을 잡는다.

반대로 김 의원이 무슨 명분으로든 불출마할 경우에는 우 지사는 출마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럴 경우 제주지사 선거는 ‘다자구도’로 재편될 수밖에 없게 된다.

김 의원에 비해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지지도를 보인 고희범 예비후보와 신구범 예비후보가 나설 경우에는 해볼 만한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JTBC가 새누리당 원희룡 예비후보와 김우남 국회의원, 우근민 지사와의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내놓은 분석을 보면 우 지사가 김 의원의 지지층을 잠식했다고 봤다.

때문에 김 의원이 나설 때보다 야권의 표를 더 가져올 공산이 더 커진다. 물론 최종 후보가 얼마나 큰 바람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각종 여론조사의 가상 대결에서 보듯 아직까지 김 의원에 비해 큰 바람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야권 성향의 표는 결국 강한 주자이자 새누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주자에게 쏠릴 수 있기 때문에 우 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게다가 자신의 조직이 건재한 상황에서 원희룡과 충분히 겨뤄볼 수 있다는 계산도 가미할 수 있다. 4년 전과 같은 구도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 지사는 이러한 만일의 상황을 감안해 입장 발표를 미루고 있을 수 있다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우 지사는 특히 출마 여부 공표를 한달 가까이 미루면서 지방선거 여론의 초점을 자신에게 쏠리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점을 십분 활용 ‘출마’라는 상황까지 가져간다면 흥행몰이까지 갈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출마 여부를 밝히는 시점은 해외 출장 직후 보다는 김우남 의원이 동향에 따라 빨라지든지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4년 전 상황이 재현될지, 아니면 세대교체를 위한 양자구도로 치러질지는 두 정치인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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