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예로부터 창포는 동서양을 불구하고 귀중한 약재 취급을 받아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창포를 복통 치료와 향수 원료로 활용했다는 기억이 있다. 파이프 담배의 향료는 물론 심지어 성기능을 촉진시키는 약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유럽에선 와인을 만드는데 창포를 사용했고, 인도에서는 구토제와 흥분제, 강장제 및 소화제 등으로 쓰였다. 인디언 전설에서도 전염병이 돌아 인디언들이 모두 죽게 됐을 때 꿈에 쥐가 나타나 자신이 있는 곳에 있는 창포 뿌리를 약으로 복용하면 된다고 하여 부족들의 병을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아랍에서는 결석을 없애는 목적으로 창포를 사용했다.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이가 나는 어린이에게 창포를 입에 물게 했다. 중국에서도 일찍이 신농본초경이라는 가장 오래된 본초학 서적에서 창포를 언급할 정도로 귀중한 약재였다.

동의보감에도 창포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맵고 독은 없다고 기록됐다. 심장이 잘 통하고 정신이 잘 통하도록 하며 오장을 보하고 눈과 귀를 맑게 하고 목소리를 잘 내게 하며 뱃속의 기생충을 박멸시키고 몸에 이나 벼룩과 같은 벌레를 없애는 효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효능은 창포와 형제지간이라 할 수 있는 석창포와 차이가 거의 없다. 동의보감에서도 석창포와 창포를 동일시 했다. 역대 본초학 서적에서도 거의 창포와 석창포의 효능을 동일시했다.

더욱이 석창포는 현기증이나 어지럼증 치료와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어 건망증이나 치매 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의 신노본초경에서 석창포는 “오래 먹으면 귀와 눈이 밝아지고 목소리가 고와지며 몸이 따듯하게 돼 오래 살게 된다”고 했다. 도가의 경전을 집대성한 책인 ‘도장경’에선 석창포를 오래 먹으면 신선이 된다고도 했다.

특히 옛날 과거를 준비하던 선비들이 애용하던 총명탕의 주재료가 석창포이기도 하다. 총명탕은 잘 잊어버리는 증상을 치료하며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천 단어를 외울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기억력을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서는 남쪽 일부지역에서만 자생하는 까닭에 이런 효능이 있음에도 약으로 많이 쓰이지 않았다.

제주에선 민선5기 우근민 도정 당시 10대 약용작물 중 하나로 석창포가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한경면 지역에서 재배되는 석창포를 활용한 6차산업 육성을 위해 ‘제주석창포쉼사업단’이 만들어지며 석창포를 활용한 총명초콜릿, 발효차, 샴푸 등 제품 연구개발과 체험프로그램 개발, 농가 역량 강화 및 네트워크 활성화사업, 홍보․마케팅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소재정보】

석창포(石菖蒲, Acorus graminens SOLAND)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으며 마디가 많고 마디 밑 부분에는 수염뿌리가 많이 내린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모여 나고 깊이는 30～50cm, 너비는 2～8mm 정도이다. 잎맥(葉脈)은 없고 대검모양을 한다. 밑 부분에서는 바깥쪽잎이 안쪽 잎을 싸고 있으며 교호로 2줄로 나열되어 있다.

꽃이 달리는 줄기는 잎과 같으나 길이는 짧고 가운데 부위에서 수상화서(穗狀花序 : 꽃대의 둘레에 꽃꼭지가 없는 여러 개의 꽃이 모여 이삭모양을 이루는 끝없는 꽃차례)로 6～7월에 올라와 꽃대에 연한 황록색의 많은 꽃을 피운다. 꽃은 양성(兩性)화이고 6개씩의 꽃잎과 수술이 있다. 암술은 한 개이고 암술머리는 공모양을 이루며 씨방은 6각형이다.

주로 산골짜기의 물살 센 바위틈이나 옛 제주 돌담길, 처마 밑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창포 속에 딸린 식물로는 전 세계에 석창포와 창포,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창포는 석창포와 구별해 백창포, 수창포, 향포, 등으로 부르는데 길쭉한 칼 모양의 잎이 60cm에서 1m까지 자란다. 잎과 땅속 줄기에서 독특한 향을 풍기는 식물이다.

석창포는 생명력이 매우 끈질기며, 물이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좋고 성질이 강하고 불에 태워도 쉽게 죽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추위에는 약한 편이어서 제주도, 완도, 해남지방 등 충청 이남 지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활용현황】

제주 석창포의 제품화는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의 제주본초사업단을 통해 화장품, 차류, 초콜릿, 침구류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됐다.최근에는 농림식품부 향토산업육성사업 일환으로 제주석창포쉼사업단에 의해 제품 고도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연구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