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토자원에 담긴 이야기Ⅱ>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⑤
동백기름, 식용유·등잔불 기름 사용 그을음 적고 밝은 불꽃
말린 동백꽃 지혈작용, 토혈, 하혈, 산후 출혈, 피멍에 효과

제주는 7000여종에 이르는 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세대와 앞으로 살아갈 세대들을 위해선 이들 소중한 자원을 연구 개발, 제주지역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활용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다양한 생물자원만큼이나 자원 마다마다에는 독특한 기능성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들도 녹아 있다. 제주지역 생물자원의 탁월한 기능성을 알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입혀 더욱 값진 보물로 드러내야 하는 이유다.

제주 생물자원의 산업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구축사업 일환으로, 기획연재에 들어간다. <편집자 주>

【스토리】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동백은 꽃잎이 흩날리지 않고, 한송이로 '툭'하고 진다.

“절기의 변화는 하늘에서 오되 땅이 먼저 깨닫고, 살아 있는 것들 중에선 지심에 목숨 줄을 대고 있는 나무들이 제일 먼저 깨달음을 다시 깨닫는 것인지도 모른다.

음력설을 고비로 절기가 달라졌음을 서둘러 알리는 것은 동백이었다. 음력설을 넘기면서 동백나무들은 서로가 다툼이라도 하듯 이 가지 저 가지에 선연한 핏빛의 꽃들을 피워내기 시작했다.

초록빛 잎사귀들에 떠받들려 매운 추위 속에서 피어나는 핏빛으로 붉은꽃, 동백잎들은 제각기 윤기를 머금어 그 초록빛이 유난히 진하게 돋아 올랐고, 그 잎사귀 사이사이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초록빛 속에서 선홍의 모습을 더욱 붉게 치장했다.

동백나무는 무리를 지어 사는 까닭에 가지마다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핏빛의 꽃무덤을 이루어 놓았다. 앞서 핀 꽃은 쉬 지지 않고 아랫가지의 봉오리가 벙글기를 기다리므로 선홍빛 꽃숲은 오래도록 찬 바람에 시달리는 처연한 외로움이었다. 누구나가 동백꽃을 처연한 아름다움으로 느낌은 사람도 저어하는 추위 속에 피는 까닭이리라.

아침 안개에 묻힌 동백의 핏빛 꽃들은 사무치는 한이었다.

동백은 남도 지방의 꽃이었다. 동백은 질 때도 그 빛깔도 모양새도 변하지 않은 채 꽃잎 하나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꽃술만 남겨놓고 본래의 모양 그대로 뚝뚝 떨어져내린다. 마치도 핏빛의 눈물을 떨구는 것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동백꽃을 한 많은 처녀 넋의 환생이라고 했는지 모른다. 또는, 한 많은 청상의 환생이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 <태백산맥4. (조정래)>

“돌산도 향일암 앞바다의 동백숲은 바닷바람에 수런거린다. 동백꽃은 해안선을 가득 메우고도 군집으로서의 현란한 힘을 이루지 않는다. 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버린다. ‘눈물처럼 후두득’ 떨어져버린다”.

- <자전거 여행(김훈)>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동백꽃이 떨어진 올레길을 걷고 있는 올레꾼들.

【소재정보】

차나무과에 속하는 동백나무 (Camellia japonica L.)는 세계적으로는 일본 중부 이남에서부터 타이완까지, 대륙에서는 중국 산둥반도와 저장성까지 올라가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 바닷가 근처 산지를 비롯해 남부 섬 지역에서 주로 자생한다. 남부지방에 가면 정원수나 가로수 또는 생울타리용으로 심은 동백나무와 비슷한 것이 있다. 이게 바로 애기동백, 일본산 외래종이다.

동백나무는 10월부터 피기 시작해 차츰 북상하면서 이듬해 봄빛이 무르익는 5월까지 핀다. 키는 보통 2~6m 정도이지만 크게는 10m까지 자라는 늘푸른 작은키나무 또는 큰키나무이다. 줄기는 단단하고 껍질은 매끈하며 황갈색 내지 회갈색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사계절 달고 있는 진녹색 잎은 끝이 뾰족하고 밑이 쐐기 모양인 타원형으로, 잎 가장자리엔 잔톱니가 촘촘하게 나 있는데 가죽처럼 두껍고 겉에는 광택이 난다. 꽃 색깔은 보통 붉은빛이지만 드물게 흰색, 분홍색도 있다.

크고 도톰한 꽃잎은 5~7개가 겹쳐 나팔꽃 모양이지만 밑 부분에선 합착되어 있는 통꽃이다. 하나의 암술을 많은 수술이 모여 둘러싸고 있다.

꽃밥이 샛노란 색이라 새빨간 꽃잎과 대조를 이룬다. 핏빛처럼 붉은 동백꽃은 꿀을 찾아 날아오는 동박새 눈에 쉽게 띄어 수정을 용이하게 하려는 나름의 전략이다. 호도보다는 약간 작은 둥근 열매는 9~10월이 되면 검붉은 색으로 익어 3조각으로 벌어진다. 그 안에 각진 잣 모양의 갈색 씨가 3~9개 들어 있다.

【활용현황】

화장품 원료로서 동백은 잎부위, 꽃부위, 동백수 및 동백기름 형태로 제품화되고 있다.

LG생활건강, 이니스프리, 엠제이주식회사, 아미코스메틱 등 제주 컨셉 제품을 판매하거나 파라제주, 제주사랑농수산, 블루허그, 리코리스, 스킨큐어, 제이어스 등 거의 모든 제주 화장품기업에서 제품화돼 있다.

동백오일인 경우 개별 브랜드 외에도 마을단위 또는 영농조합에서도 판매하고 있을 정도로 동백원료는 제주를 대표하는 글로벌 원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코리스가 출시한 제주동백 2종 세트 / 사진=리코리스.
리코리스가 출시한 제주동백 수분크림 / 사진=리코리스.
리코리스가 출시한 제주동백 에멀전 / 사진=리코리스.

리코리스가 출시한 제주동백 토너 / 사진=리코리스.

제주사랑농수산이 판매하고 있는 기초화장품(스킨 5종) / 사진=제주사랑농수산
제주사랑농수산이 판매하고 있는 모링가 동백샴푸 / 사진=제주사랑농수산
제주사랑농수산이 판매하고 있는 동백꽃 오일. / 사진=제주사랑농수산
제주사랑농수산이 판매하고 있는 동백로션 / 사진=제주사랑농수산

【연구현황】

[(주)아모레퍼시픽 10-1703732 (2017.02.01.)] 효소처리 동백나무 씨 오일을 포함하는 항염 조성물

[벤스랩 10-1452320 (2014.10.13.)] 전립선 비대증 및 탈모를 개선하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용 발효 동백오일

[스킨큐어(주) 10-1028701 (2011.04.05.)] 동백수술 분말 또는 동백수술 추출물을 포함하는 피부미백 개선용 화장료 조성물

[서울대학교 10-1638818 (2016.07.06.)] 동백나무 추출물 또는 이로부터 분리된 올레아난 트리터펜 유도체를 함유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에스케이바이오랜드 10-1626319 (2016.05.26.)] 동백오일 발효물 또는 그 추출물을 함유하는 모발 성장 촉진 또는탈모방지용 조성물 및 그 제조방법

[에스케이바이오랜드 10-0708236 (2007.04.10.)] 피부 수렴효과를 갖는 동백꽃 추출물을 함유하는 화장료조성물

[전남생물산업진흥원 10-1196426 (2012.10.25.)] 동백꽃봉오리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비만 억제용 조성물

[제주테크노파크 10-1304293 (2013.08.30.)] 쪽동백나무 조추출물, 이의 분획물 또는 그 분획물에서 분리된 생 리활성물질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식품조성물 또는 약학 조성물

[코스맥스비티아이 10-0556524 (2006.02.23.)] 항염증 및 항산화 활성을 갖는 동백 추출물 및 이를 함유한 화장 료 조성물

[스킨큐어(주) 10-1065356 (2011.09.08.)] (동백종실 껍질 분말) 및 그 추출물의 이용

[리코리스 10-1408019 (2014.06.10.)] 동백나무 열매 추출물을 함유하는 항산화 또는 미백용 조성물

[보령메디앙스 10-0702327 (2007.03.26.)] 자극완화 효과를 갖는 동백꽃 추출물을 함유하는 화장료 조성물

[목포대학교 10-1672431 (2016.10.28.)] 동백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 또 는 치료용 조성물

바이오파머시가 생산·판매하고 있는 제주엔 동백꽃 라인. (왼쪽부터) 동백꽃 너리싱 캡슐 팩, 동백꽃 링클케어 익스트림 마이크로 실키 마스크, 동백꽃 모델링 마스크.

(주)웰코스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는 과일나라 제주 화산섬에 핀 동백꽃 마스크팩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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