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근식의 '유기농 언담' - 7

문근식 e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

더우면 흘리는 게 땀이다.

또한 활동을 많이 해도 흘리는 게 땀이다.

외부의 요인과 내부의 요인이 다르기는 하지만 흘리는 건 땀이다.

농업도 그러하다.

돈을 벌기위해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단지 돈만 벌려고 농사를 짓는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가꾸어 놓은 농장에서 대를 이어 농사를 짓는 젊은 후배 농업인들의 생각과 상업적 논리로만 농사를 짓는 상업농들의 생각이 과연 같을까?

대를 잇는 후배들은 농장에서 꿈도 키운다.

꽃도 가꾼다.

웃음소리가 주위를 밝게도 한다.

그러면서 땀도 흘린다.

상업농들의 농장은 효율성만을 따진다.

그래서 규모를 확대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투자한다.

그러면서도 땀을 흘린다.

둘 다 같은 땀이기는 하다.

그래도 나는 전자의 후배농장을 더 많이 찾아가는 편이다.

그렇다고 후자인 상업농 농장이 전혀 가치가 없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하지만….

점차 상업화 되어가고 있는 농업의 현실 속에서 어떤 게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으로 자꾸 나의 발길이 가고 있을 뿐이다.

도라지꽃.

그래서 오늘도 후배농장 감귤나무 사이에 심어놓은 도라지꽃을 보며, 제주농업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본다.

▶ 문근식 e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전 한국농업경영인 제주시연합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농연 제주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을 맡고 있다.

감귤, 키위, 한라봉, 레몬 등 직접 재배한 친환경농산물과 그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직접 농사를 짓는 농사꾼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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