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근식의 '유기농 언담' - 6

문근식 e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

며칠 전 예멘인들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친구가 전화가 왔다.

“따르릉~ 따르릉~~”

"근시가~ 어떵 연락허믄 돼?"

아침에 3명을 픽업해주며, 수고하라고 토닥여줄 때 그들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씨~익 웃는다.

내 친구는 풋귤을 수확하는 방법과 수확한 풋귤을 20kg들이 콘테이너에 채워야한다며 손짓발짓하며 열심히 가르친다.

예멘인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내 친구의 모습이 보인다.

며칠 전 나의 모습이었다.

처음엔 다 그렇다.

누구나 그렇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나 또한 처음에는 힘이 들었다.

작업을 하는 사람들마다 다르다.

나는 오른손을 주로 사용하지만, 그 중에 한명은 왼손을 주로 사용한다.

그러니 위치가 어정쩡했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작업을 해야 편하다" 혹은 "저쪽으로 위치를 잡아야 효율적이다"라고 강요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효율성을 스스로 익혔다.

처음엔 버벅거렸지만, 시간이 지나니 작업들이 안정화되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구글번역기를 사용하면 된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뷔페식당으로 가서 골라 먹으면 된다.

기도시간은 12시와 4시30분인데 5분정도 걸린다.

가족과 자연 그리고 신을 위해서 기도한단다.

나보다 낫다!

우리도 그때 쉬면 된다.

사실 예멘인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기도를 통해 오늘 하루도 감사해하며 사는 사람들인 것이다.

언론에서 쏟아내던 기사들은 뭐였지?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쿨럭!

▶ 문근식 e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전 한국농업경영인 제주시연합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농연 제주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을 맡고 있다.

감귤, 키위, 한라봉, 레몬 등 직접 재배한 친환경농산물과 그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직접 농사를 짓는 농사꾼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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