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근식의 '유기농 언담' - 10

문근식 e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

나는 농사꾼이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레몬이며, 팔삭이며, 영귤이다.

연휴라고 모두들 집에서 쉬지만 난 농장에서 쉰다.

적당량의 노동과 스트레스를 나는 즐긴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기에 즐긴다.

누가 대신 해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조금 더워지면 그늘에서 쉬고, 더 더워지면 찬물을 마신다.

안 그러면 내가 지친다.

내가 지치면 농장을 관리할 사람이 없다.

물론 용역을 부르고 시키면 된다.

하지만 그 역시도 내가 하는 것만 못하고, 애정도 떨어진다.

그래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농장을 관리하고 싶다면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농장을 관리할 때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무를 당장 베어내지는 않는다.

필요 없는 가지만 우선 잘라낸다.

가장 최소한만 잘라낸다.

그리곤 지켜본다.

시간을 가지고 지켜본다.

지켜보면서 블루투스를 통해 들려오는 노래도 듣고, 뉴스도 듣는다.

이런 게 소소한 즐거움인 듯하다.

지켜보다 영 아니다 싶을 땐 밑동을 잘라낸다.

그러면 된다!

요즘 ‘제주 신화월드 행정사무조사 부결’에 따른 각종 여론과 SNS가 뜨겁다.

더우면 좀 그늘에서 쉬고, 더 더우면 찬물을 마시며 쉬면 된다.

그래야 안지치고 오래 지켜볼 수도 있다.

▶ 문근식 e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전 한국농업경영인 제주시연합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농연 제주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을 맡고 있다.

감귤, 키위, 한라봉, 레몬 등 직접 재배한 친환경농산물과 그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직접 농사를 짓는 농사꾼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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