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연평균 4.4% 증가…단기대책, 터미널확장·유도로 신설 등

제주 해저터널 국가철도망 검토 중…신공항 건설 후순위 밀릴 우려

▲ 제주국제공항 전경

앞으로 항공수요 증가에 따른 제주공항 활주로 혼잡이 오는 2018년이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 항공수요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항 혼잡에 대비한 단기적 방안으로 터미널 확장·재배치, 항공기 유도로 신설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로 인한 제주신공항 건설이 장기 과제로 남을 우려도 있어 향후 용역결과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오전 한국공항공사 서울 김포항공관리사무소 대회의실에서 한국항공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김병종 교수)에 의뢰해 실시한 ‘제주공항 항공수요 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용역 결과에 따르면 제주공항 항공수요가 2030년쯤 442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2006만 명이 이용했지만 내년에는 2309만 명, 2020년 3211만 명, 2025년 3939만 명, 2030년 4424만 명, 2035년 4549만 명, 2040년 455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평균 4.4%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항공수요 증가로 오는 2018년쯤부터는 활주로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국토연구원이 지난 2010년 6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수행한 ‘제주공항 개발 구상 연구용역’에서 예상한 2019년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 2025년을 포화시점으로 예측한 것보다는 무려 7년이나 빠르다.

이 같은 항공수요 증가는 저비용항공사의 급성장, 제주관광 활성화, 중국인 방문객 증가 등 항공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실제로 2006년 저비용 항공사의 점유율은 3.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3.7%에 이른다. 또 중국인 관광객은 2008년 17만5000명에서 지난해 181만2000명으로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제주공항 장래 항공수요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용역비 10억 원을 이미 반영해 공항인프라 확충방안에 대한 세밀한 검토를 위한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용역은 내년 정부계획으로 고시되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년)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번 용역결과로 인해 결국 어떤 형태로든 제주공항 인프라 확장은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장에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 신공항 건설은 중·장기 방안으로 밀려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토부는 공항인프라 확충 이전에 예상되는 혼잡에 대해 단기적인 방안으로 터미널 확장 및 시설 증설·재배치, 항공기 유도로 추가 신설, 관제 처리능력 향상 등 다각적인 시설 및 운영방법 개선을 통해 공항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차질 없이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미널 확장·재배치는 대합실·입국장을 확장하고 수화물 수취대를 증설하며 시설을 이전배치 등을 하게 된다. 현재 진행 중으로 내년까지 115억 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여객수용능력과 처리효율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항공기 유도로를 신설하는데 고속탈출유도로 신설, 계류장 시설 확충 등에 내년까지 380억 원을 투입한다. 항공기 이착륙대수 증대와 병목현상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운영효율화를 위해 관제 처리능력 향상과 출입국 심사인력 확충 등에 나선다.

하지만 땜질식 단기대책으로 인해 10년 가까이 걸리는 신공항 건설인지 공항 확충인지 확정이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향후 사전타당성검토 용역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24시간 공항과 에어시티로서의 복합도시 기능, 최대한의 용량 확보 등 3가지 측면에서 공항문제를 접근했으면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의 공항 확충보다는 신공항 건설에 생각을 밝힌 것이다.

한편 이번 공항수요 발표와 제주~호남 간 해저고속철도 검토가 맞물리면서 제주공항 확충에 따른 신공항 건설이 뒤로 밀려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에 따르면 제주~호남 간 해저터널이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을 위해 검토 중인 철도노선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이 사업이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될 경우 제주신공항 건설은 뒤로 밀려날 가능성도 농후해진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두 가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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