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사과 기자회견…10월 중 임시회 안건 상정 피력
여론 뭇매 후 조치 진정성 의문…욕설사태 '묵묵부답'

신화역사공원 등 대규모사업장과 관련한 행정사무조사가 도의회에서 부결되며 성난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결국 민주당 제주도당이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여론의 뭇매 이후 부랴부랴 대처에 나서는 모양세인데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의원간 욕설사태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다물며 진정성에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26일 오후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사무조사 부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원내대표인 김경학 의원을 비롯해 고용호, 강성의, 강성민, 강철남, 문경운, 박원철, 송영훈, 정민구, 조훈배, 홍명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 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해외연수를 떠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도의회 제364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는 신화월드 오수 역류 사태로 불거진 50만㎡ 이상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안건이 상정됐다.

허창옥 의원(무소속, 대정읍)이 의결정족수를 넘긴 동료의원 22명의 서명을 받으며 상정시킨 안건이기에 당연히 찬성 수순을 밟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재석의원 34명 중 찬성 13명-반대 8명-기권 13명으로 부결 처리되는 의외의 결과가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9명의 의원만이 찬성을 했을뿐, 나머지 의원들은 반대, 기권 혹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부결 소식에 SNS 등에서는 '누구를 위한 도의원'이냐는 등 더불어민주당을 성토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간 SNS 설전이 벌어졌다.

한 의원은 고교 후배인 모 의원이 부결사태 명단을 SNS에 게시하자 욕설을 의미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하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부결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김경학 원내대표는 "각종 인허가 변경문제,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문제, 상하수도와 지하수 문제에 대한 속시원한 해결책을 바라는 도민들의 기대와 열망을 외면해 버린 것으로 인식됐다"며 "안건과 관련해 내용과 과정, 시기 등에 대한 여러 이견들이 표결 결과에 영향을 주었다고 짐작하지만 구차한 해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일련의 상황과 책임의 엄중함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10월 임시회 중 신화역사공원 등 대규모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요구서를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발의하고 처리할 것을 도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동료의원 욕설과 관련해서는 "차후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허창옥 의원이 대표 발의하기에 앞서 찬성한 민주당 도의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의사담당과 관련해서는 의사계에 물어봐야 한다"고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행정사무조사 부결과 관련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여론의 뭇매에 밀려 임시회 안건 상정을 피력했지만, 책임 회피 및 제식구 감싸기식 태도는 여전하며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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