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결과 물에 빠져 숨졌을 가능성 커, 조직검사 의뢰 방침
경찰, “실종 및 사망시간 비슷...결박, 상처 흔적 없어” 결론

서귀포해양경찰이 지난 1일 가파도 인근에서 인양한 시신을 옮기고 있다. / 사진=서귀포해양경찰서.

제주에서 캠핑을 즐기다 실종된 지 일주일만에 발견된 30대 여성을 부검한 결과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오전 10시50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에서 발견된 최아무개씨(38)를 부검한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었다고 2일 공식 밝혔다. 경찰은 부검결과 최씨가 물에 빠져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부검을 담당한 강현욱 제주대학교 부검의(교수)도 시신에서 결박이나 상처 등 타살을 의심할 수 있는 흔적이 없고 시신 폐를 봤을 때 익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강 부검의는 다만 보다 더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직검사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시신 폐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부검의 소견을 바탕으로 실종시간과 사망시간이 비슷해 보이는 것으로 본다. 최씨가 숨지기 전 술을 마셨고 김밥 등을 먹었다는 경찰 조사에 따라 강 교수는 소화 내용물이 같은 종류인지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계획이다.

한편 최씨는 지난달 10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가족과 함께 캠핑을 시작한 뒤 25일 오후 11시 40분에서 26일 0시10분쯤 사이에 실종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은 수사결과 최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방파제를 걷다 세화포구 내항으로 빠져 숨진 것으로 봤다.

이후 경찰은 최씨를 찾기 위해 공개수사로 전환했고,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1일 오전 10시50분쯤 실종 장소에서 100여km가 떨어진 가파도 인근에서 발견되자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전문가는 구좌읍 세화바다에서 가파도까지 100km가 넘는 거리를 시신이 떠밀려 가기는 불가능하다며 타살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경찰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며 타살 혐의점이 낮다고 봤다.

경찰은 세화와 성산지역 선장, 수협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해류 흐름이 수시로 변하는 만큼 충분히 서귀포까지 갈 수 있다는 의견을 확보했다. 경찰은 그 근거로 2013년 10월 우도남동쪽 해상에서 침몰한 어선이 10일 후 한림읍 월령리에서 발견됐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실종 당시 태풍 등 기상 상황도 사체가 가파도까지 떠밀려 갈 수 있도록 만든 요인이라고 경찰은 분석했다. 30일은 태풍 종다리로 인해 풍랑 예비특보가 발효됐고 풍속과 파고도 평상시 보다 2배정도 높았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망장소를 밝혀내기 위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경찰은 성범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향후 약극물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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