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협·행정, 인력중개센터 전년 이어 올해 8000명 목표 추진중
농민, “인건비 상승…농협 농가소득 5천만원 목표 물거품 공산 커”

[제주도민일보 DB] 농사도 결국 사람이 짓는 것이다. 하지만 광활한 제주농촌 들녘에 사람은 없고 기계음이 가득한 것이 현실이다. 씨를 뿌리고 농산물 수확에 이르기까지 농작물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지만 갈수록 일손을 구하지 못해 농촌지역은 매년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대정읍의 한 밭에 세워진 채소정식기.

본격적인 제주산 마늘 수확 시기를 맞아 농촌지역 일손 부족현상이 또 다시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농협과 지자체가 힘을 합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 인력부족 문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농협제주지역본부 농촌지원단에 따르면 현재 인력중개센터 사업(유상과 무상)을 벌이고 있다.

일단 무상 인력 중개 사업은 군부대 및 사회봉사자 등을 포함한 자원봉사자들을 농촌지역 일자리가 부족한 농가로 연계해 주는 사업이다.

이에 반해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상 인력 중개 사업은 일손이 필요한 농가들에게 돈을 받아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에 구성된 영농작업반 어르신들을 농촌에 연계하는 것이다.

제주농협 측은 유상으로 인력을 중개하는 만큼 보다 질 높은 사람들을 보내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나이든 어른들이라는 한계로 인해 숙련도가 떨어진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농협 측은 시중 인력사무소와 다르게 작업 중 다칠 것에 대비해 상해보험을 가입해 주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제주 농촌지역에 6900여명의 인력을 중개했다. 올해는 8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자체와 힘을 합치고 있다. 도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농협과 지자체는 항공비와 임차료(숙박 등) 등을 함께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농촌지역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계획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농촌인력 중개센터를 통해 향후 효율적인 농촌인력 지원을 위한 기본 데이터 수집과 시스템을 구축해 일손이 필요한 농민과 일자리 참여를 원하는 사람을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민들 사이에서는 “일 할 사람이 없어, 일손이 많이 가는 농사를 포기하거나 주저 된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농촌 인력 부족 문제가 어제 오늘일이 아닌 만큼 행정과 농협이 보다 관심을 가지고 속도를 내야 한다는 당부도 나오고 있다.

농민들은 “농협이 앞장서서 기존 인력시장 구조적 한계와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농협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이런 세심한 부분을 소홀히 하면 농업경영비(생산비)증가로 인해 목표는 물거품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은 “매년 반복되는 농촌 인력 부족 문제를 농협이 혼자 해결하기 힘들다. 이에 도 농정당국과 함께 구조적,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 겨울 감귤 수확 시기부터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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