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친환경에너지의 선두 프라이부르크, 유럽환경수도 덴마크 찾아서…②-3

제주도는 세계환경수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고 천연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정책은 여전히 더디다. 게다가 난개발로 인한 중산간은 시름시름 앓고 있다. 더욱이 자동차는 더욱 늘어나 전국에서 가구당 차량 보유대수가 가장 많은데 비해 자전거 활용은 여전히 모자라다. 이젠 제주도도 대기오염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

다행히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더 큰 제주를 지향하면서 중산간 개발은 멈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도정이 해결할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쓰레기 매립장은 확보됐지만 한계는 여전히 노출된 상황이다. 게다가 대기오염문제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추진으로 해결될 듯 보이지만 풍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희룡 지사의 공약인 대중교통 활성화는 이해관계가 복잡해 앞으로 해결은 산 너머 산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제주도의회 고경실 사무처장을 비롯해 5명의 공직자들이 유럽의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난 뒤 그 해법을 모색하는 정책 자료를 냈다. <제주도민일보>는 이 자료를 9회에 걸쳐 연재한다.

방문단은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7박9일 동안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 환경과 교통, 에너지의 선진 사례를 둘러봤다. 이번 방문단에는 고경실 사무처장(지난 15일자로 제주발전연구원으로 발령)과 한석대 입법정책관, 총무담당관실의 소연주 경리담당, 김태완 주무관, 입법정책관실의 강영심 주무관 등이다. <편집자 주>

▶천연에너지 활용

프라이부르크의 주민들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원전을 지방의회에서 반대한 이후 열효율에 대한 의식은 굉장할 만큼 뜨겁다.

독일정부는 1975년에 프라이부르크에서 18km 떨어진 곳에 원자력발전소를 설치하고자 했다.

그러나 프라이부르크의 모든 시민들이 반대시위를 통해 막아냈다. 에너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원자력보다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친환경을 유지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1975년 원전반대 시위
▲ 원전반대 현수막
프라이부르크 시내 한복판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후쿠야마 원전에서 배우자.’ 그 의미로 지역 주민들은 원자력을 과감히 거부한 부분에 대해 상당한 긍지를 갖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3개국인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는 물론 독일에서는 내년이면 원전을 전면 중단한다는 이야기도 한다.

우리는 국책사업으로 강원도에 추가원전을 건립하는 환경과 매우 대조적이다.

프라이부르크의 에너지정책은 에너지절약과 에너지 효율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보봉지구나 리젤펠트지구 같은 계획도시는 조성단계부터 다른 지역보다 50%의 에너지를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에서는 계획도시를 주민들에게 분양하면서 권고사항으로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게다가 건축업자가 조성해 분양하는 방식을 거부하고 주택에 직접 거주할 사람들에게만 토지를 분양해 충분한 단열시공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시에서 고용한 단열 전문 건축사를 연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 열손실방지를 위한 단열자재(왼쪽), 작은 틈의 열손실도 막아주는 건축자재
벽면두께가 40cm에 달하고 창문은 삼중창으로 시공해 열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고 대부분의 건물지붕에는 정원과 솔라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집열장치를 설치해 열효율을 높이고 있다.

실제 이들 지역의 가정집은 다른 일반가구에 비해 에너지가 3분의 1 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더욱이 단열재 등으로 비싼 건축비용은 8년을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긴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이다.

대부분 사무실에서는 개인 스탠드 조명을 쓰며 자동센서로 복도조명을 조절하고 있다. 가정집들도 환한 형광등을 쓰는 집을 찾아 볼 수가 없는 등 절약이 생활이 됐다. 상가들도 전기를 사용하는 간판을 찾기가 어렵다.

▲ 네온사인 없는 상가 간판
‘Solar Info Center’는 프라이부르크의 작지만 경쟁력 있는 에너지 관련 중소기업 43개가 입주해 다양한 연구개발과 생산 활동이 이뤄지는 건물이다. 대한민국으로 치면 아파트형공장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경쟁력이 프라이부르크의 성공적인 에너지 정책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태양열 에너지로 13%를 충당하고 있다. 대형건물들은 열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건축함으로써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의미가 있다.

1970년대에 지은 낡은 건물은 태양열 지붕과 값비싼 단열재로 리노베이션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30%가 감소하고 CO2 발생량도 큰 폭으로 감소시키고 있다.

특히 각 건물 천정에는 특수 공기순환설치를 통해 더운 공기를 차게, 찬공기를 덥게 전환시켜 주도록 설계돼 에너지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 Solar Info Center (태양열 정보센터)(왼쪽), 센터 내 단열재 샘플
프라이부르크는 CO2 발생량을 2030년까지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벌써 20%에 가까운 감축을 달성했다.

마이어 소장은 20%까지 줄이는 건 쉬웠지만 50%까지 줄이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인구증가에 따른 자동차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과를 거둔 점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게다가 신재생 에너지의 한 축인 풍력발전소의 경우 기업이 소유하지 않고 시민들이 소유하게 했다. 이를 통해 주민갈등을 해소하고 지역주민들이 전력을 판매함으로써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래로 가는 길목에서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유럽쪽에서 분위기는 천연에너지를 일상화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55%를 넘어서고 있다.

▲ 에너지효율을 고려한 건물 리모델링(왼쪽), 리모델링에 따른 에너지 효율
Solar라는 시스템은 태양열을 이용하는 연구체계이며 실행체계로 대부분 아파트, 경기장은 물론 쓰레기 매립장, 그리고 다양한 공간에서 태양열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는 시정부에서 사들여서 재공급하는 형태로 발전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도시와 숲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도심 속이 시골의 한적한 모습과 비견할 만큼 공기는 깨끗하다. 휘황찬란하지는 않지만 검소한 삶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생활상이다.

제러미 리프킨는 멀지 않아서 인터넷 정보가 무료로 제공되듯 에너지 무료시대가 빠르게 다가온다고 예언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하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우리도 친환경 에너지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고 우리의 능력으로 절제된 삶속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에너지 문제는 좀 더 깊이 있게 연구돼야 할 것이다. <제주도의회 사무처장 고경실>

▲ 프라이부르크 CO2 감축 목표(왼쪽), 프라이부르크 CO2 감축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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