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친환경에너지의 선두 프라이부르크, 유럽환경수도 덴마크 찾아서…②-2

제주도는 세계환경수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고 천연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정책은 여전히 더디다. 게다가 난개발로 인한 중산간은 시름시름 앓고 있다. 더욱이 자동차는 더욱 늘어나 전국에서 가구당 차량 보유대수가 가장 많은데 비해 자전거 활용은 여전히 모자라다. 이젠 제주도도 대기오염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

다행히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더 큰 제주를 지향하면서 중산간 개발은 멈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도정이 해결할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쓰레기 매립장은 확보됐지만 한계는 여전히 노출된 상황이다. 게다가 대기오염문제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추진으로 해결될 듯 보이지만 풍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희룡 지사의 공약인 대중교통 활성화는 이해관계가 복잡해 앞으로 해결은 산 너머 산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제주도의회 고경실 사무처장을 비롯해 5명의 공직자들이 유럽의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난 뒤 그 해법을 모색하는 정책 자료를 냈다. <제주도민일보>는 이 자료를 9회에 걸쳐 연재한다.

방문단은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7박9일 동안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 환경과 교통, 에너지의 선진 사례를 둘러봤다. 이번 방문단에는 고경실 사무처장(지난 15일자로 제주발전연구원으로 발령)과 한석대 입법정책관, 총무담당관실의 소연주 경리담당, 김태완 주무관, 입법정책관실의 강영심 주무관 등이다. <편집자 주>

▶ 쓰레기 재활용

프라이부르크시는 재활용 가능한 품목을 제외한 연간 33만 톤의 쓰레기를 시 북쪽에 있는 아이헬북지구의 쓰레기매립지에 전부 매립해 왔다.

그러나 1986년에 쓰레기매립지가 거의 다 차게 되자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매립 쓰레기양을 줄이기 위한 분리수거를 실시해 매립지의 수명연장을 도모했다. 게다가 전체 쓰레기의 절반인 건설폐자재 처리를 위해 리싸이클 회사를 만들어 재이용토록 했다.

2005년 6월 이후는 매립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해 더 이상 매립방식의 쓰레기정책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3개국 등 유럽 대다수 지방정부에서는 ‘쓰레기 매립’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쓰레기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는 프라이부르크시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 쓰레기를 수집·처리하는 Eichelbuck社를 방문했다.

Eichelbuck는 프라이부르크시에서 53%,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쓰레기처리 관련 세계적 다국적 기업인 REMONDIS라는 회사가 4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장은 프라이부르크시와 REMONDIS에서 각각 임명해 공동대표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가 방문한 날도 독일 어린이들이 회사를 방문해서 견학을 하고 있었다. 쓰레기 처리업체라고는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조금도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곳의 홍보담당자인 로란도 힐씨는 프라이부르크의 쓰레기 분리수거는 가정에서 부터 이뤄진다고 전한다.

검은색통은 일반쓰레기(잡쓰레기), 녹색통은 나무, 낙엽쓰레기, 밤색통은 퇴비가 가능한 음식물 쓰레기, 청색통은 종이쓰레기로 구분해 설치돼 있다. 캔·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은 시에서 무료로 나눠 주는 노란색 봉투에 철저히 분리하게 된다.

이러한 분리수거 통들은 시에서 가족의 수에 따라 맞는 크기를 공급하는데, 가구 수에 따라 기본세금이 부과된다. 여기에 분리수거통 사이즈에 따라 정기적인 세금이 부과되는 구조다.

여기에 유리종류는 유리색깔별로 분류해 분리수거 하는데 시 전체적으로 340개 수집 장소를 마련했다. 소음민원방지를 위해 주중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만 버릴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시의 강력한 쓰레기 제로화 정책은 1992년에 25%인 재활용률을 2001년에 52%, 2013년에 69%까지 끌어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2013년 쓰레기 총생산량은 8만1177톤으로 이중 68%가 재활용되고 있고 32% 정도가 소각하고 있다. 연도별 추이를 볼 때 소각과 재활용률이 역전되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시의 쓰레기처리를 총괄하는 Eichelbuck社는 시에서 상당액을 보전해 줘야 하는 적자업체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재활용율의 증가로 지난해 320만€(45억 원)의 이익을 냈다.

소각을 통해 발생하는 소각 잔재물을 이용해서 도로포장, 운동장 덮개 등으로 다양하게 재활용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과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에서 나오는 가스도 열로 바꿔 전기를 만드는데 재활용된다고 하니 ‘쓰레기도 자원’이라는 말의 의미를 실감케 했다.

각종 식물성 물품들과 음식물이 섞여서 퇴비는 물론이고 발효 등을 거쳐 재활용 가스에너지로 활용되는 것이다.

우리가 쓰레기 매립장을 선정한 것을 무척 잘하는 것처럼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환경을 만들고 있는 모습에 감동이었다.

프라이부르크와 코펜하겐의 쓰레기 처리시설이 시내중심에 있다는 이야기는 이들이 얼마나 환경 친화적이고 쓰레기를 자원화 하는데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유럽연합에서는 매년마다 유럽 환경수도를 선정 발표하고 있고 대대적인 쓰레기 관련 세미나와 정책토론을 거치면서 발전방안을 찾아 나서고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점이 크다. <제주도의회 사무처장 고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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