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새벽 4시에서 오전 8시로 연장 논의…시민배출 편의 차원
이면도로 주차·수거 현실적 어려움…행정의 연속성 '추락' 우려

[제주도민일보DB] 클린하우스.

제주지역 쓰레기 요일별 배출시간을 연장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편의와 현실적 문제를 놓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시민 편의 차원이라는 추진 의도에도 이로인한 이면도로 주차난, 선별장 반입금지 등 현실적 문제와 함께 1년도 안된 배출시간을 또 손보면서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장애물이 동반되고 있어서다.

8일 제주도와 양 행정시에 따르면 요일별 배출시간 연장을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논의의 요지는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인 배출시간을 오후 3시 다음날 오전 8시까지로 4시간 연장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그등안 계속되고 있는 민원이 배출시간 연장인 만큼 맞벌이 부부 등의 편의를 위해 추진한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그러나 배출시간을 연장하게 되면 동반되는 현실적인 반작용도 심할 것으로 보여 타당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환경미화원의 인력 운영상의 문제.

현재 양 행정시의 쓰레기 수거 체계를 보면 환경미화원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통해 수거하고 있지만, 미화원 노조측에서 배출시간 연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봉개매립장 반입을 위해 대기중인 청소차량들.

배출시간이 연장되면 수거 역시 오전 8시 이후에 이뤄질 수 밖에 없어 이 경우 출퇴근 러시아워 시간과 맞물리며 매립장 반입과 매립장 내에서의 처리문제가 생기는 등 복합적인 문제가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례로 현재 제주시 봉개매립장 재활용품 선별장인 경우 1일 30t처리가 가능한데 반해 60~70t이 반입되면서 제주시 곳곳으로 분산 처리되고 있는 실정으로, 시간 연장에 따른 반입 금지 등 상황마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클린하우스 대부분이 이면도로에 설치돼 있음을 감안하면 가뜩이나 심한 러시아워 시간대 이면도로 주차난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도 추락 문제도 있다.

2016년 12월부터 시범 운영된 요일별 배출제는 시작 당시 저녁 6시부터 새벽 12시까지 배출이었다. 이에 불편하다는 민원이 계속되자 보름도 안돼 오후 3시에서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배출시간을 한차례 조정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로 명칭이 바뀌고 요일별 배출품목도 세분화되면서 시민들에게 혼란을 안겨주기도 했다.

1년도 채 안돼 요일별 배출 시간이 조정될 경우 행정 연속성과 신뢰성은 온데간데 없이 '즉흥적 행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내년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준공되면 현재의 요일별 배출제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하다.

제주도내 관련 공무원들 중에는 "시민 편의 차원에서 배출시간 연장에는 동의하지만 이면도로 주차난과 미화원 인력 운영상의 문제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적지않을 것"이라며 "행정의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것보다는 어느 한 지역을 정해 시범운영을 하고 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확대해도 늦지는 않을 것같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이 문제가 향후 어떤 식으로 결론날 지 그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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