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기자회견서 탈당 공식화·도의원 12명 배석
의원들 입장표명 여전…정계개편 가속도 전망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같은 당 소속 제주도의원 12명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탈당과 개혁보수신당 합류를 공식선언한 가운데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행보도 서서히 방향을 드러내고 있다.

원 지사는 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 12명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8명 가운데 의원직 유지를 위해 탈당할 수 없는 비례대표 의원 4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모든 도의원들이 동반탈당을 결심한 셈이다.

신관홍 의장의 경우 일정상 불참했고, 김천문 의원의 경우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강연호 원내대표는 전했다.

이날 배석한 이유에 대해 강 원내대표는 “원 지사와 같은 당 소속으로서 도리적인 차원”이라고 답했다. “자리를 같이했다는 이유는 탈당 뜻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 아직 (탈당을) 결정한 도의원은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같은 당 소속 제주도의원 12명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신 의장 역시 새누리당 중앙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인명진 위원장이 거취표명을 하기로 예정한 8일 이후에나 결정하겠다면 유보적인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다.

신 의장은 4일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전한 뒤 다른 지역 분위기도 살피며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 의장은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중앙당 차원에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인 비대위원장이 친박 핵심세력의 탈당을 요구한 뒤 서청원 의원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등 알력 다툼이 여전해 국민들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신 의장은 탈당을 결심한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탈당 여부와 그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연신 즉답을 피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같은 당 소속 제주도의원 12명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같은 당 소속 제주도의원 12명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신년인터뷰에서도 신 의장은 “지역구 유권자들의 의견을 묻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도의회 수장으로서 다른 도의원들에 비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5일 개혁보수신당의 발기인대회가, 오는 24일이면 창당이 예정돼 있는 만큼 지역정가의 구조개편도 더욱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지역정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원 지사는 5일 발기인대회와 관련 “발기인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발기인대회에 참가한다”고 기자들에게 답했다.

한편, 이날 배석한 도의원은 고정식, 이선화, 김황국, 고충홍, 하민철, 김동욱, 고태민, 손유원, 이경용, 현정화, 구성지, 강연호 등이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협력과 공존의 제주공동체정신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정치질서를

만드는 길에 나서겠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오늘 정치를 시작했던 정당을 떠나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길에 나섭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새누리당 제주도의원님들이 있어

제 마음 든든합니다.

모두 저와 뜻을 같이하며 제주에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2000년 입당 이후 지금까지 국민과 함께 가는 건강한 보수,

시대 변화에 맞게 개혁하는 정치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국가와 당보다는 대통령 권력만 바라보는 정치,

국민과 당원보다는 계파이익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에 막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실패를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도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하면서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은 근본적 대변화의 길로 나서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40년 권위주의체제에 이어 87년 이후 30년간

이어져온 권력집중의 제왕적 대통령제의 실패와 한계로부터 결별해야 합니다.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 집중되어 대통령과 소수 패권 세력에 예속되는 정치와 단호하게 맞서야 합니다.

국회와 정당이 능력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바로 서야 합니다.

권력이 분산되고, 정치 세력간 연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협력의 정치문화, 국민의 뜻이 제 때 제 때 반영될 수 있는 건강하고 개방적인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기업에 국가의 자원이 모두 집중되는 경제체제를 넘어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화된 사회양극화를

극복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 근로자 등 경제주체들이 조화를 이루어

국민 개개인의 발전 동력을 살아나게 하는 공정하고 활력 있는

경제구조로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다른 집단 사이에서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회적인 합의를 존중하면서 토론과 수평적 소통이 가능한

열린 정치 체계가 필요합니다.

저는 제주공동체에서 대한민국 협력과 공존의 정치질서와 문화를

새롭게 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새롭게 만드는 제주의 정당도 도민과 당원의 뜻이 반영되고,

각계각층의 인재들에게 참여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제주현안과 미래를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활기찬 정치를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제주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도내 여러 정치세력과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존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저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길에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깨끗하고 따뜻하며 국익과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치를 위해

새롭게 출발하겠습니다.

 

제주도정은 도민을 위해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더욱 가까이 챙기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도움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월4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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