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만상 운영 실태…개인 공사비용 유치원 돈으로 집행
유치원 설립자 개인 공공요금, 유치원 공금에 전가키도
이석문, “관행적 회계처리 방식 문제…투명성 꼭 갖춰야”

[제주도민일보 DB] 본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제주도내 사립유치원에 대한 운영실태가 백일하에 드러나 학부모들의 공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도교육청의 감시와 감독이 더욱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이 사립유치원에 지원되기 이전인 2014년 이전까지는 유치원 자체 비용(원비)으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이 같은 부실운영 여부를 도교육청이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제주도교육청은 28일 도내 사립유치원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교육청이 발표한 사립유치원의 이 같은 문제는 그 동안 유치원을 ‘개인 소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립유치원과 달리 감독기관과 해당 법률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도교육청의 감시, 감독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제주도교육청 감사관 관계자는 “그 동안 사림유치원 원장들이 유치원을 개인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라며 “이와 함께 해당 법률의 미비와 감독기관의 감독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감사결과 유치원 원장 등은 유치원을 마치 개인 소유물 처럼 인식하고 행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개인재산 시설물 설치비용을 유치원 회계에서 부당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유치원에서는 원장 남편 소유의 체험학습장에 전기시설 및 화장실 설치비 998만6400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납부하는가 하면, 또 다른 유치원에서는 유치원 2층에 거주하는 설립자 개인의 공공요금을 유치원 공금에 포함해 납부한 사실도 드러났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행정이 할수 있는 건 원장징계처분을 요구하거나 지원된 예산을 회수하는 수준에 그친다”라며 “더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나, 형법상 위법한 사항이 발견된 경우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이번 사태에 대해 “그 동안 관행적으로 처리해 오던 회계처리 방식을 바꿔내지 못해 나타나는 문제”라며 “누리과정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회계 투명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등록된 사립유치원은 22개로, 이번에 감사대상에 포함된 유치원은 20 곳이다. 나머지 2곳은 휴원상태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