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세계 콩팥의 날…올해 주제 ‘콩팥과 여성 건강’ 선정 돼
윤정민 한국병원 신장병센터장, “조기관리, 위생관리 철저”

신장투석 모습. / 사진=한국병원.

8일 세계콩팥의 날을 맞아 국제신장학회(ISN)와 국제신장재단연맹(IFKF)이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지정해 전 세계 각국에서 콩팥 보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올해 주제는 ‘콩팥과 여성 건강’이다.

국내에서도 만성콩팥병 환자가 급증하며 효과적인 예방과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건강보험공단, 2016년 건강보험통계연보와 대한신장학회 등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돼 있거나 신장 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19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2009년부터 2016년 연평균 환자 수 증가율도 11.2%로 만성질환 중 가장 높았다.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 환자 역시 2016년 약 9만 3000명에 달해 10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

만성콩팥병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당뇨병 유병률이다.

실제 2016년 제주시 고혈압 당뇨병 등록교육센터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내 당뇨병 추정 환자가 2014년 2만 8275명에서 2015년 3만 4065명으로 크게 증가했고 이와 관련해서 신장병환자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어 제주 또한 신장병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병원에도 매년 약 1천례(2016년 1만3000례)씩 투석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병원 관계자는 “제주도는 흡연,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높고, 비만 인구도 전국에서 1위여서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신부전의 원인 질환을 가지고 있는 고위험군이 증가하는 추세라 현시점에서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14년 전국 당뇨병 유병률은 사상 최대치인 13.7%로 나타났다.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 65세 이상 노령층에서는 무려 30%를 넘어섰다. 말기신부전증의 원인이 당뇨병인 경우 역시 1990년대 약 19.5%였지만 현재 약 50.2%으로 크게 늘었다.

국민 4명 중 1명이 당뇨병 전단계로 분류되는 만큼 당뇨병 환자와 이로 인한 만성콩팥병 환자는 계속해서 급증할 수 있다. 당뇨병에 이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만성콩팥병 예방 첫 단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와 말기신부전 환자군 모두 남성이 여성보다 이환율이 높다. 하지만 여성의 당뇨병과 신부전증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으므로 남성에 비해 이환율이 다소 낮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적정 체중 유지, 운동 및 건강한 식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윤정민 센터장.

윤정민 한국병원 신장병센터장은 “당뇨병을 진단받고도 자가요법 및 민간요법 등에 의지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은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의료진과 환자의 긴밀한 협조가 어떤 질환보다도 중요하므로 병원을 겁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에게 흔한 요로감염은 신장손상 원인 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 종사자들 설명이다.

요로감염은 여성이 일생 중 한번은 앓는다고 할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의 요도가 짧은 해부학적 차이로 인해 유병률이 남성보다 높다.

무증상 세균뇨부터 방광염, 신우신염 뿐만 아니라, 신농양, 패혈증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 빈뇨나 급뇨, 배뇨 시 불편감, 혈뇨, 발열 등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

젊고 건강하다면 별다른 치료 없이 낫기도 하지만, 보통 3일에서 7일 정도 항생제 치료를 하고 있다. 노인이나 면역이 떨어진 환자들에게는 원인균이나 질환의 경중에 따라 2주 이상 치료하기도 한다.

윤정민 센터장은 “건강한 여성도 과로 등 면역이 저하될 때 발병하기 쉬우므로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며 “항생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기보다 위생 관리, 성관계 후 배뇨 등 평상시 습관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여성들에겐 임신과 출산이 콩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매우 드라마틱한 변화를 거치는데, 그 중 하나가 혈액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임신 중후반기 혈액량은 약 50%까지 늘어나 콩팥이 감당해야하는 여과율도 함께 늘어나게 되고, 콩팥 부피가 70%까지 커진다. 콩팥에 과부하가 가해진 상황에서 늘어난 자궁이 혈관 및 방광, 요관을 압박하면서 여러 생리적 변화도 나타난다. 임신성 고혈압, 임신중독증으로 흔히 불리는 자간증, 전자간증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질환은 난산, 조기분만은 물론 산모 또한 심부전, 뇌경색등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임신성 고혈압이나 임신중독증은 보통 임신 중기(악 25주 전후)에 발현하므로 임신 초기 고혈압, 부종, 단백뇨가 발생한다면 빨리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 특히 일부는 분만 이후 고혈압, 만성신부전증으로 이행할 수 있어 병력이 있던 여성은 꾸준한 추적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사구체질환, 당뇨병성 신병증, 루프스 등 자가면역 질환이 무증상으로 잠복하고 있다가 임신과 함께 가면을 벗듯 발현하기도 한다.

윤정민 센터장은 “잘 관리되지 못하면 빠르게 신부전증으로 이환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므로,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통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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