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A업체 분양자들 진정 “불법시공·관리 진상파악” 촉구
피해자들 10일 공식 기자회견 집회예고 분쟁 확산 불가피
경찰, 업체 관계자 2명 사기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

제주도내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수익형 분양 호텔과 숙박시설을 둘러싼 분쟁과 마찰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토평동 한 분양형호텔 피해자들이 행정기관이 불법행위를 눈감았다고 주장하며 진정서를 제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경찰도 분양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여 사기혐의로 제주지검에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한 것으로 파악되는가 하면 피해자들은 기자회견과 더불어 집회까지 하고 나설 움직임이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 수익형 분양호텔을 분양한 A업체 피해 주민들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업체는 연간 11%라는 수익금 배분을 미끼로 지난 2014년 8월부터 10월까지 분양자들을 모집했다.

분양 모집 당시 이 업체는 10년동안 투자금의 연간 11% 확정 수익 지급, 중도금 이자 10년간 지원, 2년후 원하면 분양금을 전액 환불해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덕분에 3마운틴 블록 194세대, 오션 블록 182세대 총 376세대 중 회사보유분 60여세대 제외한 310세대를 모두 완판했다.

하지만 2015년 5월이라고 했던 입주 예정일은 제주도 시멘트 파동 등을 이유로 2015년 9월 이후로 미뤄졌고, 수익금은 2015년 9월부터 2017년 11월 현재까지 단 2차례만 지급됐다.

이와관련, 피해자들은 “중도금 대출금에 대한 이자 지급 역시 중단된 상태”라며 “피해자들 대부분은 노후자금 마련이나 은행금리 이상의 투자처를 찾던 사람들"이라며 "개인당 투자금액을 평균 1억 원으로 계산했을 때 총 피해액은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A업체의 이번 사태가 다른 분양형 호텔 사기 분양과 다른 이유는, 이들이 ‘호텔’이 아닌 ‘주택’으로 분양을 받았다는 데 있다고 피해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업체인 경우 호텔이 아닌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일반 분양형 호텔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현재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건축 허가가 난 건물의 단기 숙박은 불법이라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피해자들은 “호텔식 단기숙박 영업을 목적으로 사기분양 한 뒤 수분양자들로 하여금 호텔로 용도 변경하는 것에 대한 동의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불법 숙박 영업임을 내세워 요구에 응하지 않은 세대가 대다수였지만 의견을 무시한 채 성수기 영업을 불법적으로 지속해 왔다”고 성토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은 서귀포시청의 태도와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시행사의 사기분양과 불법시공 및 관리사의 불법 영업으로 피해자들의 재산권이 위협받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책임을 회피하며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2016년 6월 이후부터 서귀포시청에서 주택법 위반 불법 영업과 불법 시공에 대해 관련 부서에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했다”며 “하지만 서귀포시청은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해오다 민원이 크게 확산되자 시행사에게 불법 시공 시정명령 후 영업정지 3개월, 관리사에게 불법 영업에 대한 1억1000여만원의 이행강제금을 고지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은 “서귀포 시청이 앞장서서 사기분양과 호텔식 영업 등 불법을 자행한 범법자를 보호하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이들 간의 결탁까지 의심하게 된다”며 “민원과 법에 눈과 귀를 닫은 행정을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톤을 높이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은 지난 3일 제주도청에 입주자 215세대의 연명으로 진정서를 제출해 불법 시공 및 불법관리 운영 관련 진상을 파악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지난 7일 같은 내용으로 서귀포 시청에도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피해자들로 구성된 A업체 입주자협의회 관계자는 “불법시공, 불법관리, 불법분양, 불법숙박이 지속되는 한 ‘제주살이’ 열풍은 찻잔 속 폭풍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진상 파악은 물론 책임지고 시설을 복구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마땅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입주자협의회관계자들은 또 '관계부처의 진정성 있는 책임은 제주를 제주답게 회복하는 첫 걸음'이라며 "사기분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피해 분양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당연하고 마땅한 조치가 간절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사건은 피해자들의 형사 고발로 이미 검찰에 송치돼 수사 중인 가운데 추가 고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귀포경찰서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10월 말 사기 혐의로 이 업체 관계자 2명을 붙잡아 조사해 검찰로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상황이다.

한편 수익형 분양 호텔은 아파트처럼 객실을 투자자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길게는 10년까지 연 7~10% 대의 고정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숙박시설이 아닌,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분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기분양으로 수익금 배분은 물론, 기본적인 재산권 행사마저 못하고 있는 곳도 있어 지역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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