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두1동마을회, 13일 기자회견 “이제 모든 것 포기할 터”
"지금까지 속고 속으며 참고 참으며 감춰왔던 울분 표출"

도두1동 마을회는 13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이행을 촉구했다.

“도두동민들은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하겠습니다”

제주시 도두1동마을회(회장 김대출)는 13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속고 속으며 참고 참으며 감추었던 울분을 부득이하게 표출하게 됨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회견에서 도두1동마을회(이하 마을회)는 “도두동에 하수처리장이 만들어진 지 25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수없이 많은 오염된 폐수가 도두 앞바다에 버려지고, 도정에선 그때 그때 땜질식 응급처방만을 시행해 왔다”고 전제했다.

마을회는 “더군다나 도두동지역은 예전에 활발했던 바닷가 관광지로서의 명성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며 “다른 지역의 인상되는 지가상승률보다 낮은 상승률에, 넘쳐나는 하수로 어업활동 생업 피해 등이 발생하면서 지역주민들은 생업조차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이어 마을회는 “작년 육지부의 현대화된 하수처리장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제주도에선 지역주민들에게 경기도 안양, 박달하수처리장 등 지하화된 현대식 하수처리장 견학을 주선해 줘 동민들은 희망을 갖고 기다리게 됐다”며 “하지만 견학 이후 시행하던 용역도 중단해버리고 지금에 나온 계획은 제주의 앞날을 감안할 때 23만톤 규모의 하수처리장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현재 13만 톤에서 4만톤을 증설하며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기에다 마을회는 “지난달 29일 상하수도본부장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했으나 계획의 부실로 주민반발이 있은 후부터는 그 누구도 관심도 없다”며 “돈이나 뜯어가는 파렴치 정도로 보고 있는 것같다”고 톤을 높였다.

특히 마을회는 “여름철만 되면 걱정이 앞선다”며 올 여름은 악취없이 창문을 열고 생활할 수 있을까, 폐수는 바다로 얼마나 유출될까, 과연 조업은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까 등 생업유지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게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을회는 “행정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받아온 도움은 하수처리장이 위치해 있는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도 없는 매우 적은 지원이고, 우리 동민들은 그런 지원보다 처리장이 이전되기를 적극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로 집회를 시작한 지 20일이 되어 간다는 마을회는 “20일이 되어 가도록 한마디 언급도 없는 것은 해당 사업(현대화)에 대한 이행포기로 보아도 되겠는가”며 “부득이하게 바쁜 생업을 포기하고 생존권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마을회는 “살기 위해서, 그리고 자손들에게 현재의 하수처리장이 있는 도두동을 물려줄 수 없기에 결사 항쟁의 자세로 오는 16일(월요일)을 장례일로 지정했다”며 “도두동의 앞날을 상여와 함께 제주도청 마당에 묻고 도두동의 앞날을 포기하겠다”고 피력했다.

특히 마을회는 “도두동의 앞날을 걱정하느니, 삭발을 하고 단식 투쟁하겠다”며 “도두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하수를 차단하겠다”며 “행정의 책임에 대해 관심도 없는 행정에 무슨 바람이 있겠는가”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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