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관리지역 장기화…우후죽순 타운하우스 미분양 늪
신생 업체들 연말 데드라인 우려… "자정 노력 필요" 목소리

냉랭 기류를 이어가고 있는 제주 건축경기가 연말 줄도산 우려까지 나오며 벼랑끝에 몰리고 있다.

10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지역내 미분양 주택은 717호.

전월 733호 대비 16호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700호를 넘어서면서 부동산 시장 냉랭 기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5개월째 해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실거래 지표로 풀이되는 준공후 미분양도 321호에 육박하는 데다, 읍면지역에 우후죽순 들어선 30세대 미만의 타운하우스들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음을 감안할 때 미분양의 늪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제주시가 적발한 불법 분양 현수막만해도 2만7241건(이 중 5건 과태료 2억1551만원)에 이르는데다, 읍면지역은 주요 도로마다 타운하우스 분양 현수막이 걸리는 등 한 채라도 더 분양하기 위한 전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DB] 제주도내 도로 곳곳에 걸린 분양 현수막들.

이 때문일까, 도내 건설시장 일각에선 12월 줄도산 위기설마저 떠돌고 있다.

제주 분양시장이 과열된 것은 불과 5년 전후. 이 시기에 사업에 뛰어든 신생업체들이 최근 부동산 시장 급랭기류에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전에 관행처럼 되풀이 됐던 원도급-하도급간 대물계약도 최근 임대 자체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사라지면서 건설과 자재 등 업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갑절 이상 뛴 땅값에 늘어난 세금 등으로 건설사 입장에선 울며 겨자먹기로 지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내권 대형 브랜드 아파트는 분양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상대적으로 70~80%에 이르는 도내 업체들은 자금난과 미분양이란 이중고로,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다는 게 관련분야에서 잔뼈 굵은 전문가들의 설명.

건설업체 관계자는 "향후 몇년 후에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제주 주택시장은 암울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미분양 사태가 계속되면 몇년새 건설업에 뛰어든 신생업체들은 연말이 사실상 줄도산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 관계자는 또 "짓는 족족 분양되던 시대는 사실상 지난해로 끝났다"며 "분양만 안된다고 할게 아니라 좋은 자재, 좋은 시공, 좋은 위치 등 건설사들의 자정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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