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동(洞) 자체설치 2359개… 꽃·잔디 고사 속출
클린하우스 세척차량 총동원 역부족…장비 확충 절실

최근 찾은 제주시 이도1동 오현단 인근 화단들. 찌는 듯한 무더위와 계속된 가뭄으로 화분에 식재된 꽃들이 말라죽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올 여름 제주를 덮친 찜통더위에 공한지와 도로변 화단들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관수차량 부족, 본청과 동주민센터의 관리 이원화 등으로 제대로 된 관수가 이뤄지지 못한데 반해 무더위는 해마다 강도가 심해지며 근본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찾은 제주시 이도1동 오현단 부근.동문공설시장으로 내려가는 도로 양옆으로 화분들이 배치돼있었다.

나무그늘 아래 화분들은 그나마 상태가 양호했지만 상당수 화분들이 말라 죽어 있는 상황이다.

삼도1동 전농로 왕벚꽃길에 식재됐던 천연 잔디들도 고사됨에 따라, 가을에 보식한다는 현수막이 걸어져 있었다.

다름아닌 무더위와 가뭄 때문.

올 여름 장마기간 동안 제주에 내린 비는 90.2mm로 평년의 23%에 그쳤다.

또한 연일 폭염특보 및 열대야도 계속되며, 도로의 복사열을 그대로 접해야 하는 화분들에게는 최악의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상대적으로 관리가 잘 된 화단(좌)과 말라죽은채 잡초만 무성한 화분(우). 연일 계속된 무더위와 가뭄으로 화단 정비에 애를 먹고 있다.

화분 고사를 막기 위해 연일 인력·장비가 투입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제주시 공원녹지과에서 관리하는 화단만 해도 718.1㎡에 달하고 화분만 293개다.

19개 동주민센터에서 자체설치·관리하는 화단만 해도 23곳, 화분도 2359개에 이른다.

그러나 장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공원녹지과에서 사용하는 관수차량 3대(1~2t규모) 매일 10여t 이상의 물을 화단에 주기 바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화분에 물만 주러 다녀도 모자란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동주민센터에서는 클린하우스 세척차량을 이용하고는 있지만 시간이 한정돼 있어 역부족이다.

실제 노형동에서는 클린하우스 이외에도 자생단체에서 차량을 지원해 관내 화분들에 관수를 하고 있지만 그저 죽지 않게 연명만 하고 있는 정도라고 한다.

일부 동에서는 죽은채 방치돼, 가을 재식재만을 기다리고 있는 등 도로 미관을 위해 식재된 화분들이 도로 미관을 해치고 있다.

체계적 화단 관리를 위한 장비 확충 및 관리 일원화 지적 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클린하우스 세척차량으로는 한계가 있고, 일부 화분은 2주에 1번 주기도 힘든 실정"이라며 "장비 확충 및 관리 일원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