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확산에 가금류 반입금지…토종닭 공급 차질 우려
도내 유통시장으로는 한계점…설상가상 수요도 줄어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직원들이 7일 오전 11시부터 진흥원 축사시설 3개동에서 사육·보존하고 있는 제주재래닭 572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전국적으로 확산된 AI사태가 제주에서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곧 개장을 앞둔 해수욕장 계절음식점들은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주 메뉴인 토종닭 백숙 공급에 비상이 걸린 데다, 설상가상으로 수요마저 줄어 메뉴를 바꿔야 할 판이기 때문.

13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3일 AI 신고 이후 살처분된 가금류는 14만5000여마리.

이중 애월 1곳과 조천 2곳 등 3개 농가·농장에서 토종닭 3만5000여수가 살처분됐다.

도내 전체 가금류의 8%에 불과하고, 제동목장에서 교래 토종닭 특구에 토종닭을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유통대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곧 개장을 앞둔 해수욕장 계절음식점들은 전전긍긍 하고 있다.

이유는 도내 토종닭 유통 시스템 때문.

크기가 작은 제주 전통 재래닭은 닭백숙으로 적합하지 않아, 토종닭 백숙은 제주맛닭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

또한 전북 익산에서 중닭을 들여와 1달 정도 사육한 뒤 토종닭으로 납품된다.

현재로선 도내 유통시장만으로도 충분하지만 AI가 장기화될 경우 토종닭 유통시장에 차질이 생길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수요마저 줄고 있다.

교래 토종닭 특구 식당 대부분이 줄어든 손님에 개점 휴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 메뉴가 토종닭 백숙인 계절음식점들도 가슴을 졸이고 있다.

계절음식점 준비에 한창인 교래리 한 업소의 관계자는 "지난해 계약했던 농장이 살처분에 포함되면서 메뉴를 바꿔야 할 지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유통에 문제가 없지만 전국적으로 퍼진 AI사태가 장기화되면 차질이 우려된다"며 "계절음식점 주메뉴가 닭백숙인 만큼 어느정도 피해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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