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019년부터 폐지 단과 대신 종합학원으로 발길
공교육 강화란 취지 불구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 우려

[제주도민일보 DB] 연합고사 대기중인 수험생들.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2019학년도부터 연합고사(고입선발고사)가 폐지될 예정인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들이 종합학원으로 쏠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교육비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2019학년도부터 연합고사를 폐지하고 100% 내신성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내용의 '고교체제개편안'을 확정했다.

도교육청은 연합고사 폐지 이유로 ▲중학교 교육과정 정상적 운영의 걸림돌 ▲사교육비의 증가 ▲학생들의 학업스트레스 가중으로 인한 행복 저하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오히려 사교육 시장, 특히 '종합학원'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제주시내의 모 종합학원 관계자는 "연합고사가 폐지되면서 중학교 1,2학년 수강생이 더 늘고있다"면서 "연합고사가 폐지되기 전에는 3학년 수강생이 가장 많았었는데 지금은 수강생 비율이 비슷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단과학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합고사 비중이 커, 연합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단과학원을 많이 찾았었다"며 "지금은 1학년부터 모든 과목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단과보다는 종합학원을 찾는 추세"라며 씁쓸해 했다.

제주시 지역 고입선발 시험인 연합고사 폐지로 학생들이 종합학원으로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학교 1학년, 3학년생 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딸 아이(3학년)가 처음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연합고사가 50%였기 때문에 1학년 때 성적이 조금 부진하고 놀기를 좋아해도 점점 철이 들면서 공부를 하겠지 하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학부모는 또 "하지만 지금 우리 막내 아들(1학년)이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연합고사가 폐지되고 내신 100%로 고등학교를 간다고 하니까 벌써부터 누나랑 함께 (종합)학원에 보내고 있다"며 "금전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답답해 했다.

현재 제주시내 모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는 연합고사 폐지에 대해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연합고사 폐지가 반갑지만 않다"며 "저학년 때 성적이 좋지 않아도 뒤늦게 공부에 뜻을 갖거나 목표, 꿈이 생기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은 연합고사 성적으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연합고사가 폐지되고 내신성적이 중요해지고, 교내 활동 내용 등에서 가산점이 붙는 제도가 생기면서 현재 1,2학년에서는 반장선거가 치열해졌다"고 안타까워 했다.

[제주도민일보 DB] 연합고사를 보기 위해 뛰어가는 중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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