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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투성이가 된 제주 투자진흥지구분양 위주의 단기 이익 치중…사업 기간 연장 되풀이
사업 후 구조조정 비정규직 양산…일자리 창출 ‘헛말’
영세 사업장 영역까지 확대…‘먹튀’ 자본 논란도 여전

[좌승훈 칼럼] 투자진흥지구는 제주특별자치도가 핵심 산업 육성과 투자 유치를 위해 500만 달러이상 투자하는 국내・외 자본에 조세 특례를 주는 제도이다.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각종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문제는 과연 투자진흥지구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고 건전한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가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제도가 운용된 지 15년이 돼 가지만, 거품투성이다. 간판과 구호만 거창할 뿐 내실이 없다.

[제주도민일보DB] 제주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자들은 지구 지정 과정에서 너나 할 것이 고용효과를 내세운다. 고용 창출과 지역주민 우선 채용이다.

또한, 건설부문 개발 투자와 함께, 개발사업 운용 및 관광수요 증대에 따른 지역파급 효과도 제시한다. 생산・부가가치・고용 파급 효과별로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우며 지구 지정의 정당성을 확보한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지구 지정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며, ‘먹튀(eat-and-run)’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는 곳도 있다. 지역 경제의 활력은 커녕 일자리 창출도 기대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당초 투자진흥지구 사업자가 내건 도민 채용 규모는 1만7,867명. 그러나 실제 고용은 16.1% 인 2,889명에 불과했다. 작년 9월 제주특별자치도의 현장 조사 결과이다. 비정규직・외주 비율이 70%가 넘는 곳도 있다. 급여 수준이 낮다보니 이직도 잦다.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한 행정의 무관심과 사업자의 이기심이 빚은 결과이다.

㈜보광제주의 성산포해양관광단지는 당초 3,870억원 투자 계획이었지만, 현재 투자액은 1,883억원에 그치고 있다. 고용도 기대치를 훨씬 밑돈다. 당초 701명(도민 455명)이었지만, 191명(도민 156명)에 불과하다.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토지를 중국기업에 매각해 46억원의 시세 차익까지 챙기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곳은 투자진흥지구이다.

[제주도민일보DB] 이호유원지 조감도.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정으로 수억원의 세금 혜택과 관광진흥기금 융자 지원과 같은 이중 혜택을 받은 후, 바로 중국자본에 되팔아 수십억원의 매도차익을 남긴 곳도 있다.

특혜 논란도 여전하다. 전체 사업 내용 중 콘도미니엄 개발사업만 하고 나머지 투자는 차일피일이다.

행정은 그동안 약속을 지키지 않은 투자자들에게 유예 기간을 줘 왔다. 투자자들이 사업 기간을 미루면서 막대한 세제 혜택만 받도록 시간만 벌어준 셈이다. 제주 땅값 수직 상승은 덤이다.

전문휴양업인 A업체는 2011년 콘도미니엄 개발사업이 완료되자마자 구조조정을 통해 권고사직, 정규직의 비정규직 전환을 확대했다.

막대한 세제 혜택과 외국인 부동산 투자이민제도에 힘입어 콘도미니엄 분양이 성공적이었음에도 고용여건은 되레 악화됐다. 당초 약속했던 투자 사업들도 여전히 뒷전이다. 대규모 숙박시설 조성에 따른 교통 개선 대책도 미뤄졌다.

B업체는 인력 파견업체와 용역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식 계약에 앞서 3개월간 무료 용역 조건을 달아 조롱거리가 된 바 있다.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결국 이 용역 업체는 계약을 포기했다.

인력 파견, 다시 말해 아웃소싱이란 경영의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업무의 일부 프로세스를 경제3자에게 위탁 처리하는 것이다.

전문 인력 제공이 주 사업이며, 기업이 아웃소싱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인력을 제공받게 되면 4대 보험 등의 경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외부 인력 파견 용역업체와의 계약 추진은 기존 직영 인력에 대한 임금 동결 압박 수단으로도 악용된다.

C업체는 당초 사업 내용을 변경, 동일 지역 내 영세 사업주의 영역까지 확대, 비난을 샀다. 카트장을 만들었다. 지구 지정 목적과도 맞지 않다.

영혼 없는 행정이 한몫했다. 지난 2008년 11월 사업이 종료됐음에도, 2014년 3월 사업기간을 연장 고시했다. 지역 밀착 상생 경영과도 거리가 멀다.

[제주도민일보DB] 묘산봉관광지구 대상지.

도내 투자진흥지구는 2002년 제도가 첫 도입된 후 지금까지 50군데 지정됐다. 이중 3월 말을 기준으로 5군데가 취소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심의회는 지난 2월 비치힐스 리조트(에코랜드, 2006년 11월 지정), 묘산봉관광지(2008년 4월 지정), 이호유원지(2009년 7월 지정)와 제주롯데리조트(2011년 11월 지정) 등 4군데를 지구 지정을 취소했다.

투자진흥지구 지정과 함께 각종 세금 혜택을 받은 뒤 매각해 ‘먹튀’ 논란을 가져온 토스카나호텔 제주의 경우에는 전 사업자가 자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지구 지정이 해제됐다.

특히, 투자진흥지구는 2010년 2월 외국인 부동산 투자제도가 도입되고, 제주도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현재 투자진흥지구 45군데 중 35군데가 외국인 부동산 투자 영주권 제도가 시행된 후 지정된 곳이다.

업종별로 보면, 종합 및 전문휴양업이 23군데, 관광호텔업이 14군데, 문화산업 2군데, 의료기관 2군데(1군데는 관광호텔업 병행), 연수원 2군데, 국제학교 1군데, 청소년 수련시설 1군데다. 대부분 콘도미니엄과 관광호텔 등의 숙박시설에 치중되면서 과잉 공급 논란도 불러왔다.

실제로 지구 지정 대상 업종 중 첨단기술을 활용한 산업(전자·전기·정보·신물질 및 생명공학 분야)이나 신에너지・재생에너지, 궤도산업 등은 찾아 볼 수 없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따른 조세 혜택은 국세인 법인세・소득세의 경우, 개발사업 시행자는 3년 동안 50%가 감면되고, 다음 2년 동안 25% 추가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입주기업은 3년 동안 면제다. 다음 2년 동안에도 50% 감면 혜택이 있다. 지방세인 취득세도 면제이고, 재산세는 지정일로부터 10년 동안 면제된다.

각종 부담금도 감면된다. 개발 부담금과 공유수면 점・사용료가 면제되고, 농지보전부담금, 대체초지조성비, 대체산림자원조성비는 50% 감면 대상이다. 하수도원인자부담금도 2014년까지 50%, 2015년 25%, 2016년 이후 15% 감면된다. 국・공유재산 임대기간 임대료도 감면된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따른 세제 혜택이 이처럼 막대하다 보니, 투자사업이 완료된 시점에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곳도 있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은 투자 유인책이다. 사업자가 사업 일정을 진행했고, 마무리된 시점에 투자진흥지구를 지정해준다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라고 하더라도 당초 의도대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투자진흥지구에 대한 계획 대비 투자 실적,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행정의 보다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좌승훈 주필

처음부터 착한 기업은 없다. 처음부터 돈 잘 벌고 고용을 잘 하는 기업도 없다. 적게 주고 많이 갖는 게 기업의 속성이다. 그래서 곧잘 강조되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투자진흥지구의 경우 더욱 그렇다.

막대한 세제 혜택에도 투자자만 배 불리는 실효성이 없는 제도라면, 차라리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아니면 약속 불이행에 따른 감면 혜택을 적극 환수한다든지….

 

좌승훈 주필  domi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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