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
다양한 검사·꾸준한 대화로 흥미·적성 찾기
시기별 다양한 경험 제공·전문적 공부

<7>진로 교육

부모들은 자녀가 성공하기를 바라며, 안정적인 삶을 누리기를 원한다. 그러나 정작 자녀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자신이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분명한 목표가 없으니 자기주도적인 학습도 이뤄지지 않는다. 만약 아이 스스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어떨까?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해 스스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 않을까? 부모의 도움이 함께 한다면 꿈을 이루기 위한 길에 좀 더 가까워질 것이다.

△진로 교육이 중요한 이유
어느 날 갑자기 다 큰 대학생 자녀가 “반수하겠다”거나 “편입하겠다”는 선언을 한다. 아이의 적성보다 성적에 무게를 두고 점수 위주의 진학을 시키다 보니 발생하는 일이다.

부모는 아이들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기보다는 진학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아이들에겐 명문대학 진학이 지상목표가 돼버렸다. 아이들은 장래에 대한 진지한 목표설정과 설계를 할 여력이 없다.

UCC동영상을 만들면서 영화감독을 꿈꾸는 학생, 인터넷소설을 연재하면서 작가를 꿈꾸는 학생, 전국모의재판대회에 참가하면서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 그리고 각종 대회나 콩쿠르에서 자신의 재능과 실력을 발휘하는 학생···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진로를 일찍 찾아냈다는 것이다. 목표설정과 진로설계가 잘돼 있는 사례다.

꿈 앞에서 우왕좌왕 하는 내 아이를 위해 자녀의 인생설계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자. 부모는 자녀의 첫 번째 멘토이자 진로코치이기 때문이다.

△내 아이는 무엇에 관심 있는가
진로 지도는 우선 아이를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이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재밌어하는지, 어떤 분야를 잘하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본다.

다양한 진단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향을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성검사에는 ‘학업 적성 검사’와 ‘직업 적성 검사’가 있고 미술·음악·기계 등에 관한 재능을 독립적으로 측정하는 ‘특수 적성 검사’가 있다.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어떤 재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 스스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진단할 수 있는 다중지능진단을 통해 자녀의 소질과 능력을 파악, 이를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해야 한다. 단 평가시스템은 아이의 적성을 100% 분석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초등학생 아이의 경우 적성검사의 결과가 검사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다. 저학년은 적성이라기보다 아직까지 흥미, 관심정도, 바람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소질이 나타나는 예능이라든지, 동일한 패턴으로 관심과 흥미를 느끼는 분야가 있다면 눈여겨 보다.
검사 결과를 맹신하기 보다는 부모의 면밀한 관찰과 지속적인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좋아하면서 잘하는 것을 찾아라
가장 바람직한 진로 선택은 흥미와 적성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특정의 일을 좋아하면서도 잘할 수 있는 일. 어렸을 때의 그 일은 뚜렷한 목표가 아니어도 좋다. 자신이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고,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가를 찾는 게 먼저다. 이때의 부모는 자녀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 여러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부모들이 쉽게 간과하는 부분은 부모가 원하는 것을 아이도 원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부모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시기별 ‘생애 설계’
전문가들은 자녀의 올바른 진로 탐색 및 선택을 위해서는 ‘생애 설계’가 중요하다고 한다.
생애 설계(planning for life)는 특기 및 적성을 탐색하는 ‘환상기’, 스스로 잠정 계획을 세우고 직업을 탐색하는 ‘잠정기’, 마지막으로 직업 탐색 활동을 통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현실기’ 등 시기에 따라 자신의 생애 목적과 직업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진로교육은 나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진행돼야 한다.
초등학교때는 아이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전시회, 미술관, 과학관, 박람회 등 여러 체험을 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자녀와 함께 하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가 어느 쪽에 특히 흥미를 갖게 되는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학교때는 좋은 책과 유익한 신문 기사를 권해주며, 사회적 성공을 다루거나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분야에 대해서 심층 취재한 TV프로그램 등을 미리 찾아놨다가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등학교 때에는 문·이과 선택과 대학 입학 시 학과설정 등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관점에서 교육을 해야 한다. 부모는 학교 학교 및 전문 상담기관을 찾아 정기적인 상담을 갖도록 하자.

△전문적인 정보 습득하기
부모 역시 공부를 해야한다. 세상의 변화에 대해서도 배우고, 그리고 자신이 변화하기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 교육정책이 급변하면서 자녀의 진로 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지만 전문적인 정보는 부족하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커서 무엇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무엇’에 대한 바람은 대개 ‘직업’으로 귀결된다. 우리나라의 2만여개 직업 중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접하는 것은 수백개에 그친다. 자녀의 장래 희망으로는 연예인·의사·검사 등디어를 통해 자주 볼 수 있는 몇 개 직업만 인기가 높다. 부모 역시 정보를 알고 있는 직업이 많지 않아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하기가 힘들다.

체계적인 진로 탐색을 위해서는 직업·진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학보다 진로를 먼저 생각하는 미래지도」의 저자 강보영씨는 “대다수 부모들의 오류는 아이들의 진로보다는 ‘진학’을 우선한다는 것”이라며 “3년이 아닌 30년의 밑그림을 그려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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