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 “노동가치 존중받는 사회 만들겠다”
제주 찾은 심상정, “1000만 촛불은 국민 자신 위한 혁명”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9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흔들리는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로 시국강연회를 열고 있다.

불행한 삶을 대표하는 지표가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국민들은 희망과 미래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청년 노동자, 에어컨 수리기사 사망 사건 등 지난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다 목숨을 달리했다. 일한 만큼 댓가를 받지 못하고 노동의 가치가 천대 받는 한국사회, 어디로 가야 할까?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법을 내놓았다. 심상정 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노동의 가치가 존중 받는 사회’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19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심상정 대표를 초청 ‘흔들리는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의 시국강연회를 열었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시국 강연회에서 1000만 촛불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만 주장했다면 이만큼의 촛불이 모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 “고단한 시민들이 광장으로 모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매주 토요일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오는 걸 보면서 ‘살기 힘들구나, 너무 희망이 없구나’라는 고단하고 피폐한 삶에 대해 근본적 물음을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이날 창원에서의 출마선언 기자회견 당시 24살짜리 전기수리공 노동자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심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하면 내 삶이 달라질까요. 4년 동안 직장을 다녔는데 내 임금은 최저임금에 고정 돼 있었다. 일하다가 산재를 당해서 해고 됐고, 지금은 방한칸 낼 돈도 없다. 120만원 받아서 다 제외하고 나면 10만원 남는다. 좋아하는 여자가 있지만 결혼은 엄두도 못낸다”라는 전기 수리공 노동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9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흔들리는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로 시국강연회를 열고 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이 친구 만의 아픔은 아닐 것”이라며 “그래서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촛불의 외침은 ‘같이 좀 살자’라는 절규라고 생각한다. 이 청년이 마지막으로 한 말은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 대접받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말이었다”라고 출마선언 이유를 밝혔다. 

심 대표는 한국의 고속 성장은 재벌들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노동자와 농민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압축성장이 낳은 그림자가 너무 짙고 넓게 형성이 돼 있다. 대한민국은 산업화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한 나라라고 자부했다”며 “그러나 국민들의 번영은 이루지 못했다. 민주화 이후 30년, 우리 국민들의 삶은 너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OECD 국가중 가장 낮은 빈부격차, 아이를 가장 낳기 어려운 나라, 학생들이 가장 많이 공부를 하는 나라 등 지표를 제시하며 “대한민국이  헬조선을 부르짖고 있다. 대한민국은 극단적인 나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최근 보건복지부 소속 여성공무원 사망 사건을 언급한 뒤 “슈퍼우먼을 강요하는 사회 안된다. 여성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비정규직, 청년, 중소자영업자, 농민들 등 서민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우리가 가장 먼저 해결할 일은 , 노동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하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노동을 국정의 1과제로 삼겠다는 것은 불평등으로 대표되는 시대정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기존 정당이 지난 대선당시 제안한 복지 문제를 언급하며 “지금 시급한 것은 복지 이전에 취업”이라고 전제한 뒤 “사회 나와서 취직하기 너무 힘들다. 취직해도 비정규직, 쪼개기 인생, 반값 인생으로 전락하고 있다. 월급이 너무 낮아 미래를 설계하기 힘들다. 낮은 임금에 비정규직 일자리 등 1차 분배가 참담한 상황이 되다 보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 어떤 양극화 대책도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9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흔들리는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로 시국강연회를 열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 200만원도 못받는 노동자가 1200만명이다. 200만원 받아서 전세값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냐. 절대 불가능하다”며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사회를 복지로 다 채울 수 있냐.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노동권의 확실한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정도의 심각한 양극화라고 하면 국정의 제1과제로 노동문제를 삼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며 “국회가 국민을 닮아야 한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국민이 절박한 만큼 국회가 대변해야 한다. 국회의원 내 문제, 조카 문제였다면, 내게 위협이 되는 문제였다면 해결 안하겠나. 국민 앞에서 립서비스 하지만 나에게 절박하지 않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다른 이유 없다. 이게 핵심이다. 내 시민권을 대표하는 대행자가 내 절박한 만큼 (그가)절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바꾸지 않고 어떤 개혁도 가능하지 않다”며 “노동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지난 산업화 30년 동안 노동은 완전히 배제됐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된것은 이 땅의 노동자, 농민의 피땀으로 일군 것이다. 대한민국의 곁가지가 아니라 적통이다. 삼성이 일군게 아니다. 노동자들이 일군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불행한 삶을 대표하는 지표는 너무나 많다. 이번 1000만 촛불은 국민 자신을 위한 혁명 이어야 한다”며 “일한 만큼 댓가를 받으려면 기득권 세력을 과감하게 혁파할 수 있는 리더십,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이 19일 벤처마루에서 심상정 대표를 초청 '흔들리는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의 시국강연회를 열고 있다. 강연회 참가자들이 심상정 대표의 강연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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