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신라·롯데면세점 파룬궁 집회 게시물 2년 가까이 계속
1달 집회 신고-일주일 전 연장 ‘편법’…선정적 사진에 ‘눈살’

▲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25일 찾은 제주 롯데면세점 앞. 신라면세점과 마찬가지로 파룬궁 옹호 게시물들이 인도 한쪽을 점거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신광초등학교 인근에 위치, 고문, 장기적출 등 선정적 사진들이 그대로 노출되며 학부모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제주시 한복판에서 법의 ‘맹점’을 노린 파룬궁 신도들의 집회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중국관광객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많은 행인과 어린이들이 지나다니는 장소임에도 고문과 장기 적출 등 선정적인 사진이 연일 걸려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때문이다.

신제주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에 파룬궁 홍보 피켓이 걸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라면세점 앞인 경우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앞두고 홍보물이 설치됐고, 롯데면세점 바로  앞 인도에도 개장 후 지금까지 파룬궁 홍보 게시물이 설치돼 있다.

게시물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의 파룬궁 탄압을 비판하고 있다.

파룬궁은 기공의 한 종류로 불교와 도교의 사상을 겸비하고 선사 문화를 기초로 인간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련을 하는 심신수련법의 일종. 그러나 수년 사이 수련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서자 중국은 파룬궁을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3대 파괴집단으로 규정하고 탄압하고 있다.

▲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25일 찾은 제주 신라면세점 앞. 파룬궁을 옹호하고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게시물이 인도 한쪽을 점령하고 있다. 파룬궁 측은 한달 집회를 신청하고 일주일 전 연장하는 방식으로 2년 가까이 이 같은 게시물들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파룬궁 신도들은 탄압이 거세지자 세계 각지로 옮겨 1인 피켓 시위 등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 역시 좋은 시위 장소인 셈이다.

문제는 면세점 앞에 설치된 파룬궁 게시물이 너무나 선정적이라는 데 있다.

게시물을 살펴보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고문과 장기 적출 등이 적나라하게 나타난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해당 면세점들은 하루 수천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찾는 장소. 자칫 중국 관광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롯데면세점 앞인 경우 바로 인근에 신광초등학교까지 위치하고 있어, 초등학생들에게도 이런 사진이 아무런 제지 없이 노출돼 있는 상황이어서 학부모들의 민원 역시 계속 이어지고 있다.

▲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롯데면세점 앞 파룬궁 옹호 게시물. 모자이크 처리 부분에는 고문, 장기적출 등 선정적 사진들이 적나라하게 들어가 있다.

어떻게 이런 게시물이 2년 가까이 걸릴 수 있었던 것일까?

바로 불법 집회만 아닌 경우 금지시킬 수 없다는 법의 맹점을 이용한 상황이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 또는 시위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損壞),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를 제외하고는 집회 금지 사유가 지정되어 있지 않다.

파룬궁 측은 이를 악용 1개월 집회 신고를 신청하고, 일주일 전에 연장을 하는 방식으로 2년 가까이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부모측의 민원도 지속해서 들어오고 있지만, 사실상 불법 집회가 아니기 때문에 집회 신청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광고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제주도와 제주시에 철거 여부를 문의중”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