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이선화 “道, ‘제주형 대장금’요리프로 목관아 촬영 불허”
사기업이 홍보효과…원 지사 “처음 들어…막아진 것 개선할 필요”

[제주도민일보=김영하 기자] 제주도가 제주의 전통장소를 아시아 전역으로 홍보할 기회를 차버리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더욱이 이로 인해 기업이 홍보효과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제주도의회 이선화(새누리당, 삼도1·2·오라동) 의원에 따르면 최근 제주관광공사(JTO)와 CJ 엔터테인먼트는 ‘제주형 대장금’이라고 할 수 있는 맛있는 제주-‘딜리셔스 제주’ 공개방송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배우 차승원을 포함한 국내유명 쉐프들과 제주의 요리명인들이 출연한다. 출연진들은 제주의 식재료로 제주의 전통요리를 만들게 된다.

특히 JTO와 CJ는 그 최적지장소로 옛 한옥그림을 담을 수 있는 제주목 관아지를 1순위 촬영장소로 추진 중이었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은 국내 올리브채널 방송만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전역에 소개될 예정이다. 때문에 목 관아지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목 관아지에서 촬영되는 계획은 좌절됐다. 제주도가 불을 사용하는 요리프로그램 촬영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당시 JTO와 CJ의 문의에 목 관아지 담당자는 ‘커피 한 잔도 가져와선 안 되는 소중한 문화재다. 두 시간짜리 방송 동안 물과 불 사용의 요리프로그램은 소방차를 스탠바이 시켜도 안 된다’고 단호하게 딱지를 놨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행정의 과도한 안전주의와 협소한 문화마인드 때문에 제주도의 전통과 제주요리와 제주요리명인을 제주 전통장소에서 아시아 전역으로 자랑할 기회를 놓쳐버렸다”고 성토했다.

목 관아지에서 촬영이 좌절되자 결국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신라호텔에서 프로그램 제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선화 제주도의원이 15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벌이고 있다.
결국 도의 유연성 없는 행정행위로 인해 사기업의 그 홍보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15일 열린 제32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정질문을 통해 지적했다.

그는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를 보존해 민족문화를 계승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향상을 도모하고 문화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170억 원 넘게 들여 복원한 목 관아지가 아무도 안 찾고 나무도 없고 건물에선 사람 체취가 안 느껴지고 문화행사도 안 열려 고요해서 묘한 테마파크와 같다’고 한 점을 지적하며 원희룡 지사의 견해를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처음 듣는 것이지만 원칙을 지킨 것인지 막아진 것인지, 일상적인 관리지침을 벗어나는 것을 쉽지 않다”며 “유사한 부분에 대해 내부 토론을 통해서 막아진 부분이라면 지휘자의 지침을 받고라도 회의를 거칠 수 있도록 지침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주 문화의 가치를 높여 나가는 것은 중요한 테마”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완벽주의적인 업무를 꾸짖으려 한 것은 아니”라면서 “적어도 민선 6기 도정이 문화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했다. 문화가 경제가 되고 돈이 되는 것으로 가겠다는 것인데 과련 업무 공직자가 도지사의 목표를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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