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강경찬, 고창근 맹공 “선거과정 투명한가?”…고 “문제 없다”

고 “유세장 방문한 건 사실…그러나 교육감은 관계 없어”

▲ 26일 KBS제주방송에서 진행된 제주도교육감 후보자 토론회. 사진출처=KBS방송화면 캡쳐.

양성언 교육감의 배우자가 고창근 후보의 유세장에 나타난 사실이 본보를 통해 드러나면서 현 교육감의 선거 개입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욱이 이전에 발생한 전·현직공무원 참여 ‘카톡방’ 사건까지 겹치면서 선거의 투명성을 놓고 각 후보들간에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26일 밤 11시15분 KBS제주방송은 팽팽한 지지율의 양상을 띠고 있는 강경찬, 고창근, 양창식, 이석문 교육감 후보를 초청해 TV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의 하이라이트는 각자 3분씩 주어진 자유주제 주도권 토론에서 벌어졌다.

강경찬 후보는 고창근 후보에게 “도민 70%, 교원 30%로 단일화를 한 것이 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며 ‘신경전’의 시동을 걸었다.

고 후보는 “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나, 강 후보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주 불공정한 게임이다. 숫자의 마술에 윤두호 후보가 당한 것”이라며 고 후보를 쏘아붙였다.

강 후보는 이어 “30%프로 중에서는 중간에 카톡이 와서 지원한 것도 있지만, 고 후보는 공립학교 교장과 교사를 거치면서 많은 선생님들과 교분이 있는 반면 윤 후보는 한 사립학교에만 근무했기 때문에 교분이 없다”면서 “일반인들도 한 후보가 당했다고 생각하지 공정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 후보는 “그렇지 않다”고 딱 잘라 말하며 “30% 교직원도 결국 도민”이라고 맞받아쳤다.

▲ 고창근 후보, 강경찬 후보. 사진출처=KBS방송화면 캡쳐.

강 후보는 이번에는 “24일 고창근 후보의 서귀포 유세장에 어떤 분이 나타났다는 걸 알고 있느냐”면서 “교육감 배우자가 나타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콕 찝어 말했다.

고 후보는 “네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건(배우자의 방문은) 교육감과 관계가 없다”며 더 이상의 질문을 피했다.

이에 강 후보는 “교육감 배우자가 나타나도 교육감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냐”며 발끈했지만 시간제약상 말을 마쳐야 했다.

이석문 후보에 의해 양 교육감 선거 개입 의혹은 다시 점화됐다.

먼저 이 후보는 고 후보의 단일화 과정을 놓고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고창근 후보를 지지하십니까, 윤두호 후보를 지지하십니까’ 식으로 실명을 거론한 것이 사실이냐”며 “실명을 거론해서 하는 여론조사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0년전 악몽이 떠오른다. 양성언 교육감이 잘한 건 인사비리 과정을, 선거와 관련돼 터졌던 제주 아픔들을 잘 다독이고 안정시켰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임기 말에 카톡사건이 터지고, 배우자가 유세장까지 출동했다”면서 ‘선거 중립’ 문화를 끝까지 끌고가지 못한 양 교육감을 지적했다.

▲ 이석문 후보, 고창근 후보. 사진출처=KBS방송화면 캡쳐.

이 후보는 이어 “고 후보는 교육감이 되려고 하고 있는데, 만약 지금 교육감이라면 카톡사건과 배우자가 특정후보 선거에 개입한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하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고 후보는 “카톡 사건과 관련해서 교육감이 왜 개입하느냐”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교육감이 어떻게 처리를 하겠느냐”고 답했다.

이 후보는 “선거 운동에서 정치적 중론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카톡사건에 개입돼 있지 않느냐”며 교육감의 응당한 책임을 물으려 했다.

이 후보와 고 후보간에 열띤 공방이 벌어지자 사회자는 각 후보의 마이크를 끄는 것으로 언쟁을 마무리지었다.

▲ 양창식 후보, 강경찬 후보. 사진출처=KBS방송화면 캡쳐.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 전국회의로부터 보수 단일화 후보로 추대 받은 양창식 후보를 향한 질타도 쏟아졌다.

고창근 후보는 “추대 과정에서 제주 대표 위원이 한 명이라도 있었느냐”고 따져 물으며 “공론화되지 않고 서울에서 추대를 받은 것일 뿐이므로 ‘단일화’ 표현을 쓰면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강경찬 후보 역시 “중앙에서 어떻게 제주도의 실상을 알고 뽑은 것이냐”며 “어떤 사람이 봐도 타당한 기준이 아니”라고 못을 받았다.

이른바 ‘보수’라고 불리는 두 후보가 공격을 퍼붓자 양창식 후보는 “중앙에 있는 추대위에서 ‘급진적인 교육관을 갖고 있는 전교조 출신에게는 교육감을 맡기기가 힘들다’는 뜻에서 보수 단일화로 추대한 것”이라며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고 후보는 “보수 교육감 후보 중에서 한 사람이 올라간 거면 나나 강경찬 후보는 여기 앉아 있어서는 안되지 않냐”며 양 후보의 주장이 ‘어불성설’임을 주장했다. /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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