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3김’ 불출마 공동기자회견 제의…출마여지는 남겨

▲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가 2014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뒤 생각에 잠긴 듯 침묵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 김지환 기자] 속보=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유력했던 김태환 전 지사가 자신의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또 '제주판 3김 시대' 청산을 위해 신구범 전 지사와 우근민 현 지사에게 지방선거 공동 불출마 기자회견을 제안했다.

하지만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도민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밝혀 출마여지는 남겨놨다.

30일 제주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김 전 지사의 '특별자치도허난 무신거리' 출판기념회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정치행보로 해석돼 왔다.

때문에 이날 행사장은 김 전 지사의 지지자들로 행사장 주변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2층 행사장은 참석자들로 가득찼고 수백여명들은 자리가 부족해 행사장 주변에서 맴돌기까지 했다.

이군보·신구범·김문탁 전 도지사를 비롯해 박희수 도의회의장과 송봉규·김인규·양우철·양대성·김용하 전 도의회의장, 김우남 국회의원, 장정언 전 국회의원, 강지용 새누리당 도당위원장, 고희범 민주당 도당위원장 등 정계 인사들도 대거참석했다.

이 밖에도 양성언 교육감, 허향진 제대총장, 김성규 제주관광대총장을 비롯해 학계는 물론 제주지역 각 단체 기관장들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 30일 제주라마타프라자 호텔에서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 출판기념회가 열리자 수천여명의 지지자들이 행사장을 가득메웠다.
이날 행사도 추천사 소개, 인사말, 북콘서로 이어지면서 정치행보임을 기정사실화 하는 듯 했으나,행사 마지막 김 전 지사가 '선거 불출마'라는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 전 지사는 "자리에 신구범 지사도 있는데 상의를 못하고 양해도 구하지 못했다. 결례가 되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어렵게 말문을 연뒤 '2014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1995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를 시작한 후 제주도에서 저를 포함해 3명의 전현직 도지사가 역임을 해왔다"며 "재임기간 동안 공도 있고 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사회적으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특히 세사람의 재임기간 동안 사회 전분야에 걸쳐 편가르기 병패가 점점 더 심해졌다"며 "통합과 제주특별자치도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번 기회에 저를 비롯한 전현직 세명의 도지사가 제주사회 세대교체와 사회통합, 그리고 특별자치도의 지속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도지사를 불출마 할 것을 제안한다"며 "다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미래의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저의 진솔한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저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저 또한 제주사회의 통합과 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해 모든 도민과 함께 힘을 모으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혀 출마 가능성을 남겼다.

김 전 지사의 입장발표가 끝나자 장내는 일순간 정적이 흐른뒤 박수가 이어졌으며, 일부 지방선거 출마를 예상했던 지지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서둘러 빠져나갔다.

김 전 지사는 끝까지 남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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