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3000억 증가…부채비율도 87% 급증

영어도시·항공우주박물관 등 향후 손실 막대

▲ JDC 전경
[제주도민일보 한종수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살림살이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마다 부채가 늘어 5년 새 3000억여원이 증가한 탓이다.

감사원이 26일 발표한 JDC 기관운영감사 결과 그간 방만했던 JDC의 경영실태가 고스란히 확인됐다. 2006년 500억여원에 미치지 않던 부채가 5년 사이 급증해 2011년 말 기준 3370억여원에 이르렀다.

감사원에 따르면 JDC는 2008년 이후 4년간 3조209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민자 유치 실적이 당초 계획의 18%인 4031억원에 불과했다. 대신 JDC 자체 투자금액은 당초 계획의 93%(8235억원), 국비·지방비는 80%(1420억원)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JDC의 투자금액이 높았던 데는 과도한 채권 발행 탓이라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JDC는 프로젝트 개발사업에 따른 수익이 1282억원(계획대비 25%)에 불과해 부족 자금을 채우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3배 높은 3720억원의 채권을 발행하게 됐다.

감사원은 “프로젝트사업 수익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당초 1157억원이던 채권발행 계획을 321%로 늘렸다”며 “이러한 채권발행으로 인해 2007년 648억원이던 부채가 2011년 3370억원으로 5.2배 증가하고 부채비율도 41%에서 87%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결국은 당초 투자 계획 조건을 맞추기 위해 과도한 차입과 채권 발행을 감행했고, 부채 비율만 눈덩이처럼 부풀린 꼴이 됐다. 감사원은 “사업 우선순위와 추진시기를 재조정해 건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 사업추진 기반을 마련하라”고 JDC 이사장에 요구했다.

그러나 JDC 재무구조 개선은 어렵다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당초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하려던 영어교육도시는 민자유치 실적이 전무해 JDC가 100% 출자회사를 만들게 됐고, 학교운영 중에 발생하는 출자회사의 손실은 JDC가 지급보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항공우주박물관 운영사업도 문제 삼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내년 개관 예정인 박물관은 항공우주캠프 등을 운영할 예정이나 지난해 10월 JDC 이사회 보고 때 사업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때문에 박물관 개장 후 5년간 295억원 손실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신화역사공원 등 프로젝트 사업추진과 예산집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만 10여건에 이르고, 계약직의 일반직 임용 특혜, 내부 임직원만으로 면접위원을 구성하는 등 ‘뒷구멍’ 채용 특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퇴직자에겐 규정에도 없는 돈을 6억원이나 얹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감사원은 2009년 이후 JDC의 업무 전반에 대해 지난해 11월14일부터 5일간 예비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같은 달 28일부터 15일간 감사인원 15명을 투입해 실지감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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