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
용감하고 열정적인 용띠 지상최대의 권위를 상징
흑룡이 승천하면 세상이 바뀐다

[제주도민일보 김혜림 기자] 2012년은 임진년이다.

검은색을 뜻하는 ‘임(任)’과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합쳐져 60년 만에 오는 ‘흑룡의 해’다. 흑룡은 용기와 비상,희망을 상징하는데 용은 봉황·기린·거북과 함께 ‘4靈’의 하나로 상상의 동물이다. 그러나 실존하는 어떤 동물보다도 용은 최고의 권위를 지닌 동물이다. 용은 다른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무기를 모두 갖춤과 동시에 무궁무진한 조화 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용은 우리의 생활과 의식구조 전반에 걸쳐 깊이 자리하면서 수많은 민속과 민간신앙·설화·사상·미술품·각종 지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특히 신라인은 나라를 지키는 호국용을 탄생시켜,우리의 사상사에서 빛나는 호국정신의 극치를 이루기도 했다.

용의 해에 출생한 용띠 사람들은 건강하고 정력적이며 정직하고 용감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며 신뢰감이 두터운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돈을 꿈꾸거나 아첨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에 용띠태생은 화를 잘 내고,흥분을 잘하며,고집이 세고,좋고 싫음이 분명하며 다소 괴팍한 성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용띠는 애교 만점인 원숭이띠와 가장 잘 맞는다. 마찬가지로 원숭이띠는 용띠의 장엄함에 끌려 그들은 싸우지 않는 팀을 이룬다. 용띠와 쥐띠의 결합은 용이 강한 반면 쥐는 기술이 좋아 역시 성공적인 짝이 될 수 있다. 그들은 힘을 합쳐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용띠와 돼지띠는 원진관계다.

용은 돼지 면상의 코를 싫어한다. 용은 열 두 동물의 형태를 모두 형상화한 동물인데,다 잘 생긴 모습 중에 돼지의 코를 형상화한 것이 용의 코이다. 용은 돼지만 보면 자기 코를 생각하고 못 견뎌한다고 한다. 즉 자기의 코가 돼지의 코를 닮아 잘생긴 용모에 오점을 남겼다는 생각으로 돼지를 미워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결혼 궁합을 볼 때 용띠와 돼지띠는 서로 꺼린다는 속설을 갖게 된 것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 각 시대와 사회환경에 따라 사람들이 그들 나름대로 그 모습을 상상하고,용이 발휘하는 조화능력을 신앙해 왔다. 따라서 시대와 사회환경에 따라 용의 모습이나 조화능력은 조금씩 달리 묘사되고 인식 돼왔다. 여러 동물의 특징적인 무기와 기능을 골고루 갖춘 것으로 믿어온 우리 문화에서 용은 웅비와 비상,그리고 희망의 상징 동물인 동시에 지상 최대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물로 숭배돼 왔다.

운행운우를 자유롭게 하는 물의 신으로서 불교의 호교자로서,왕권을 수화는 호국용으로서 기능을 발휘하면서 갖가지 용신 신앙을 발생시켰고 많은 설화의 중요한 소재가 됐다. 용이 갈구하는 최후의 목표와 희망은,구름을 박차고 승천하는 일이다. 때문에 우리 민족이 상상해 온 용의 승천은 곧 민족의 포부이자 희망으로 표상되고 있다.

우리 문헌에 나오는 용의 기록은 그 역사가 꽤나 깊다. 용의 순수한 우리 이름은 미르(훈몽자회) 또는 미리(아언각비)다. 현재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용은 그 출생지가 약간씩 다르다. 인도에서 온 불교적인 용,중국의 도교나 유교에서 온 용,본래 이 땅에 있던 순수 토종 용 등이다. 그 역할을 통들어 보면 예시예언자·수신(水神)·호국·호법(護法)등 크게 네 가지다.

‘삼국유사’를 보면 신라 탈해왕은 용의 자식으로 인간세상에 내려온 것으로 설정돼 있다. 또 견휜의 설화에서처럼 나라의 창건과 관련된 설화도 용의 예언예시자적 역할을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고려사’에는 서해 용왕이 고려 태조 왕건의 아버지에게 먼 훗날 아들이 왕이 될 것을 예언한 것으로 나와 있다. 고대소설 '홍길동'에도 아버지 홍 판서의 꿈에 청룡이 나타나서 홍길동의 탄생을 점지해준다.

수신으로서의 용은 자연현상을 마음대로 조화부리는 존재로 신격화됐다. 진평왕 때는 용 그림을 그려놓고 비를 기다리는 화룡제를 지냈으며, 고려 헌종은 흙으로 용의 형상을 만들어 토룡제를 지냈다. 또 조선시대에는 오해와 오강을 정하여 용신제를 지냈다는 기록도 보인다.

성호이익의 ‘성호사설’에는 ‘용이 싸우면 비가 내리고,독룡이 놀라면 벼락치고,용이 화가 나면 홍수난다’라는 부분이 있다. 토속신앙에서는 용왕에게 제사지내며 풍어를 기원하기도 했다. 민간설화에도 용왕·용궁이 많이 등장한다.

용은 호국의 상징이기도 했다. ‘삼국유사’에는 황룡사에 구층탑을 세우면 이웃나라의 항복을 받아 국태민안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그 탑을 세운 후 머지않아 삼국이 통일됐다. 신라 원성왕 때는 당나라 사신이 동해용과 청지용·분황사 용을 고기를 만들어 주머니에 넣어가려던 것을 되찾았다는 기록도 있다.

용은 불교를 보호하고 번창시키는 호법의 화신으로 보다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불교의 유입과 함께 인도문물이 중국으로 전래되면서 아직 신격화되지 않았던 중국의 용은 인도의 사신숭배 사상을 빌어 비로소 신격화되었다. 용은 신격화와 함께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승격되어 팔부신 중의 하나가 됐다.

우리 속담에는 용에 관한 것이 유난히 많다.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은 변변찮은 집안에서 인물이 났다는 이야기이고, ‘길 닦아놓으니 용천배기 지랄한다’는 말은 공들여 놓은 일이 보람없이 일그러졌을 때 하는 이야기다.

또한 ‘용 못된 이무기’는 심술만 남아 남의 일에 훼방놓는 심술꾸러기를 가르키는 이야기다. ‘용이 물 밖에 나니 개미새끼까지 까불싹댄다’는 말은 잘난 사람이 한번 실패해서 기가 죽으니 하찮은 것들이 함부로 한다는 말이다.

2012년은 윤달이 드는 해로,음력 3월이 두 번 이어진다. 두 번째 3월,즉 윤달은 양력으로 치면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해당한다. 윤달은 예로부터 ‘공달’,‘썩은 달’이라고 해서 이 기간 동안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들이 미신처럼 전해져 내려온다.

또한 흑룡이 승천하면 정권이 바뀐다는 속설도 있다. 마침 2012년은 총선·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용이 승천해 활개를 치듯 2012년을 뜨겁게 달굴 수 있는 승천의 기를 받아보자.

 ▲2012년 새해맞이 행사

제19회 성산일출제
매년 새해 첫날을 맞이하기 위해 성산일출봉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올해 역시 소원성취와 만사형통을 바라는 소망축제와 지역특산물 축제 등이 어우러져 장엄한 한 해의 기운을 받는 장이 마련된다.
31일 오후 3시 길트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으로 축제를 연다. 이후 본격적인 행사는 1일 0시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과 불꽃놀이,희망풍선날리기,강강술래로 이어진다. 부대행사로는 잔디썰매장,용 캐릭터를 이용한 열쇠고리 만들기,얼음조각 경연대회 등이 행사장을 가득메울 예정이다.
중문관광단지 '겨울이야기' 축제
31일 오전 10시부터 펭귄수영대회를 시작으로 DJ와 함께하는 뮤직캠프가 마련된다. 본격적으로 오후 4시 30분부터 해넘이·달빛 걷기 행사가 해안 걷기 코스에서 열리며 청소년들의 장기자랑으로 펼쳐지는 문화페스티벌이 마련된다. 행사 중 네일아트,칠보공예,감사와 소망 기원 풍등 날리기 이벤트도 마련 돼 있다.
 

강정마을 해돋이 행사
강정 마을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하는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오늘(31일) 오후 3시에 길트기 행사를 시작으로 사물놀이와 노래자랑 등으로 묵은 해를 넘기고,1일 0시부터 새해맞이 평화기원제를 지낸다. 오전 6시부터는 평화의 풍등 날리기,평화 마을 강정 점등식을 진행하고 해맞이와 덕담나누기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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