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교육]<21>개학
방학동안 불규칙한 생활 점검
컴퓨터 이용·TV 시청 시간 제한
아이와 함께 새학기 일과표 작성

“학교에 가기 싫어요” 주부 김정란씨(38)는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자녀의 투정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개학 시즌, 일부 가정에선 자녀가 학교에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부모들이 애를 먹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방학동안 편안하게 ‘해방’을 만끽했던 아이들에게 틀에 짜여진 학교생활은 스트레스의 요인이 된다. ‘방학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학교생활에 맞춰 생활패턴을 바꿔야 한다.

△생활리듬을 되찾아라: 일과표 작성하기
‘방학 후유증’이란 긴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기가 다가오기 직전에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방학 후유증은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일수록 심하다. 때론 복통과 두통 혹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저학년의 경우 학기가 시작되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정도까지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때 지각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속출한다. 특히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 이런 상황이 길어질수록 학업과 학교생활 전반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므로 개학 후 학교생활에 최대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 방학 내내 대부분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많은 아이들은 겨울방학이 끝난 뒤 개학 후 ‘시차 적응’ 때문에 수업시간 내내 밀려오는 졸음을 참느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세밀한 일과표를 작성하는 것이다. 일과표를 작성하기 전 방학동안 자신이 얼마나 불규칙한 생활을 했는지 점검한다. 기상부터 취침시간까지 ‘방학 때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빠짐없이 써보자. 단순히 노는 데 보냈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보낸 시간을 확인한다.

점검이 끝났다면 겨울방학 생활시간표를 바탕으로 세밀한 일과표를 작성해보자. 학습뿐 아니라 기상시간, 취침시간, 휴식시간 등 하루를 분단위로 쪼개 계획을 세운다. 학습계획은 △목표 △시간 △세부 실천사항으로 나눠 작성한다. 스스로 새 학기에 하고 싶은 목표를 세우고 학교 일정을 포함한 하루 일과를 그려봄으로써 개학 후 생활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마음가짐도 갖게 된다.

이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와의 태화를 통해 컴퓨 이용시간과 TV 시청시간을 정해 일찍 잠자리에 들게 하고, 아침 일찍 자녀와 운동이나 산책을 하면서 취침·기상시간을 앞당겨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등·하교시간과 학교급식시간에 맞춰 식사를 하게 하고, 오전·오후에 일정시간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게 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에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친구들과 즐겁게 놀 계획이나 새로 사귀고 싶은 친구, 하고 싶은 일,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과목, 학원 공부 등 개학 후의 계획을 미리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학교생활 리듬을 살리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새학기가 시작되면 방학기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선생님, 같은 반 친구들과도 서먹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교우관계 등이 원만하지 못했거나 소극적인 성격을 가졌던 학생은 개학 후 미숙한 대인관계로 인해 우울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와 보살핌이 필요하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반 친구들에게 먼저 가서 인사를 건네도록 가르치자. 적극적인 자세로 방학 동안 있었던 일이나 읽었던 책 등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꺼내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서먹함이 사라질 것이다. 이때 대화를 나누는 태도가 중요한데 자기 얘기만 늘어놓다 보면 자랑으로 비칠 수 있으므로 친구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특히 새학기 초에는 대화시간을 늘리고 자녀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새학기 준비: ‘취약 부분’ 찾아 복습하기
지난 학년의 공부 가운데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하고 넘어가야 한다. 지난 학년의 성적이 형편없는 경우라면 ‘새학년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보다 이전의 공부를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기초가 부족하다는 불안함은 계속 따라다니며 열등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새학년 과정을 미리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자칫 학교수업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때문에 교사들은 새학년 책은 한두 번 넘겨보면서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 정도만 알게 하고 관련된 교양서적을 읽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지난 학년 중간, 기말고사 시험지를 살펴보면 취약점을 발견하기 쉽다. 점수가 높았던 과목이라도 자신 없는 부분은 있게 마련이다. 교과서의 목차를 보며 보완할 단원, 주제를 찾아보는 게 좋다. 어려웠던 실험이나 그림이 포함된 문제를 풀어 보거나, 해당 단원만 인터넷 강의 듣기 등의 방법으로 취약 부분을 공부할 수 있다. 취약 과목은 취약 부분의 누적으로 만들어진다. 한동안 손 놓은 과목이라 해도 공부에 소홀했던 기간에 배운 몇 단원의 문제일 뿐이지 그 과목 전체를 취약 과목으로 규정 지을 것은 아니다. 작은 어려움을 크게 두려워하는 경향이 취약 부분을 취약 과목으로 확대한다.

△건강 관리
여행·야외활동 등으로 눈·코·귀·목·치아 등에서 생길 수 있는 아이들의 잔병을 미리 체크해서 치료해야 한다. 전문병원을 찾아 눈병이나 귓병은 없는지, 치아는 괜찮은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서 필요한 치료를 미리 하는 것이 좋다. 시력이 나빠지면 아프고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시력검사를 해서 안경이나 렌즈로 시력을 교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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