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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제 술 금지, 주점 대신 ‘안주점’제주도내 대학축제 술 판매 금지, 편의점과 마트만 ‘호황’
“주류 선택 폭 넓어져 좋다”, “불편하다” 등…반응도 ‘다양’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18일 한라대학교 축제장 내 부스 한 면에 주세법과 관련해 교내에서 주류 판매가 불가하다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대학축제의 주류판매가 금지되며 제주도내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대학 축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1일 교육부는 전국 각 대학에 공문을 내려 보냈다. 공문에는 “대학생들이 학교 축제 기간 주류 판매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등 주세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한다”며 “대학생들이 주세법을 위반해 벌금 처분을 받는 것을 사전에 예방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교육부 공문에 따라 제주도내 대학들도 ‘술 판매를 금지하는 축제’를 선언했지만 축제에 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주령(禁酒令)’이 아닌 ’무면허자의 술 판매’만 제한 됐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제주도내 대학 중 가장 먼저 축제를 개최한 한라대학교.

18일 기자가 찾은 한라대학교에는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현수막에는 “주세법 관련 교내에서 주류 판매가 불가하여 인근 편의점 및 마트에서 페트병 또는 캔 제품의 주류를 구입바랍니다. 단, 유리병 제품의 주류는 반입을 금합니다”라고 큼지막이 쓰여있었다.

주류를 판매할 수는 없지만 축제에 오는 손님이 직접 술을 사 오는 것은 허용했다. 그러면서도 안전상의 이유로 유리병 제품의 주류는 반입을 금지하고 페트병과 캔 제품의 주류만을 반입 가능하도록 했다.

‘대학 축제’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주점도 관례대로 진행됐다. 메뉴판에서는 맥주, 소주 등 주류 항목만 지워졌을 뿐 안주와 음료 등은 그대로였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18일 한라대학교 인근 편의점 외부에 술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축제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주류 냉장고가 나와있다.

대학에서의 술 판매가 금지되면서 대학 인근 편의점과 마트들만 특수를 누렸다. 미리 술 판매 금지 소식을 들은 축제 손님들이 축제장을 들어서기 전 근처 편의점에 들러 주류 등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때 아닌 특수에 편의점 점주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가 있다.

한라대학교 정문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점장은 “교내에서 주류 판매가 금지 되니 학생들이 술을 사러 많이 방문했다. 어제 하루 판매량만 계산해봐도 평소보다 5~6배 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편의점의 B점장은 “주류 판매가 금지된 것은 미리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술을 사갈 것이라고는 미리 생각을 못했다. 매출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축제 마지막 날인 오늘은 특히 ‘불금’이기 때문에 판매량이 어제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급하게 주류 발주를 더 넣었다”고 말했다.

대학 축제에서 주류 판매가 금지되자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18일 한라대학교 축제가 개최돼 축제장 내에 안주점 부스가 운영되고 있다.

한라대학교에 재학중인 김 모씨(22)는 “예전부터 대학 축제 때 학생들이 술을 판매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주류회사에서 학생회에 주류를 무료로 제공하면 학생회에서는 그 주류를 일반 학생들에게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렇게 얻은 수익은 솔직히 어디에 쓰이는지 일반 학생들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차라리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이 밖에서 먹을 양 만큼 사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주류도 더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무엇보다도 무상제공 받은 주류의 재고를 더이상 과방에서 보지않아도 되니 좋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학생 한 모씨(21)는 “술을 아예 못 마시게 하는 것도 아니고 음주는 허용하면서 판매를 금지하니 너무 불편하다”며 “오랜만에 친구들과 즐기는 축제라서 술을 좀 많이 마셨는데 술이 떨어질 때 마다 학교 밖 편의점을 들락날락 해야 하는 것이 너무 번거로웠다. 친구들과 다음 축제 때는 처음부터 한 박스를 사다놓고 마시자는 얘기까지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기회에 대학 축제에서 음주 문화를 없애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라대 전모씨(22)는 “대학 축제 때 마다 꼭 술에 취해서 행패부리는 학생들이 있고 때로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며 “술을 빼고 대학 축제를 조금 더 건전하고 알찬 이벤트로 구성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주관광대학교 ‘탐모라 불빛 축제’와 제주대학교 ‘아라대동제’ 기간인 29일부터 31일까지도 대학 내에서 술은 판매하지 않을 예정이다.

송민경 기자  aslrud7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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