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안보이고 불편하고 위험한 환장(?)자전거길 전락
도로 폭 0.74m~3m 제각각…인도위 자전거도로 '아찔'

[제주도민일보]27일 찾은 환상자전거길. 인도 위에 설치된 자전거길로 인해 자전거 운전자들이 차도로 운행하는 모습.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제주 해안을 한바귀 돌 수 있게끔 이어진 234㎞의 제주 환상자전거길.

그러나 각종 공사에 도로가 안보이고 볼라드와 인도위에 설치돼 불편, 자동차의 불법 주차장으로 전락하면서 위험 등 말그대로 환상이 되어버린 환상자전거길이라는 우스갯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27일 둘러본 제주서부권 환상자전거길 1~3구간.

제주시 용두암부터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에 이르기까지 75㎞에 달한다.

2015년 11월 개통된 환상자전거길은 제주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10개의 코스·234㎞에 이르며 천혜의 제주 해안경관을 자전거와 함께 담을 수 있어 각광을 받았다.

[제주도민일보]27일 찾은 환상자전거길. 하귀 초입부분으로 상·하수관거 공사로 인해 자전거 도로 표지판만 있을뿐 도로상에 경계선은 사라져있다.

그러나 군데군데 자전거길이 끊겨 헤메기 일쑤인데다, 불법 주정차 및 도로폭 미확보로 위한 위험 등 환장(?)자전거길이라는 오명마저 떠안았다.

송악산 구간부터 역주행해 본 결과 폭도 0.74m~3m로 제각각이었다. 특히 0.73m의 경우 자전거길을 표시하는 선만 그려놨을 뿐 자전거 1대도 통행하기 비좁은 넓이로 고산 자구내포구부터 수월봉까지 계속 비좁은 넓이였다.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데 확보해야 하는 도로폭은 최소 1.5m지만, 기설치된 도로 폭 등으로 인해 적정 너비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민일보]27일 찾은 환상자전거길. 자전거길 위에 농산물을 말리는 모습.

또한 마늘철이 다가오면서 도로 군데군데 농산물을 말리는 행위 및 불법 주정차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으며, 일부 도로의 경우 상하수도 관거 공사 등으로 자전거 도로 안내 표시가 사라지며 이용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키게 돼있었다.

한경~애월쪽 자전거 도로는 사실상 인도랑 자전거도로가 같았으며, 인도 위에 자전거 도로가 그려지며 이용객들이 멀쩡한 자전거 도로를 놔두고 차도로 가는 상황도 빈번했다.

제주시권 하귀~애월 해안도로 일대 자전거 도로는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설치한 방지봉 때문에 좁은 폭 등으로 자전거 도로 기능을 상실한 곳이 많았다.

더욱이 하귀쪽 진입구의 경우 군데군데 표식이 사라지며 제대로 된 코스를 찾기 힘들어 이용객들의 불만이 쇄도했다.

[제주도민일보]27일 찾은 환상자전거길. 좁은 도로폭으로 인해 자전거 운전자들이 차도를 침범하고 있다.

아울러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에서 커브폭이 좁아 차도로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연출됐다.

서울에서 온 박재홍씨는 "공항에서 자전거도로까지 오는데 시내를 통과해야 해 힘들었다. 더욱이 하귀쪽 입구부터 군데군데 표식이 사라지며 초심자들은 혼잡하기 일쑤다"며 "도로폭도 제각각인데다 인도와 교차하며 아찔한 상황도 자주 연출된다"고 지적했다.

전주에서 온 이상균시도 "인도와 같이 자전거도로 설치된 곳이 많아 위험한 곳이 곳곳에 보인다"며 "안전에 대한 조치가 많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기존 도로 폭을 맞추다 보니 자전거 도로 기준을 확보 못한 곳이 많은 상황이다"며 "표시가 사라진 부분 등은 상·하수도 공사 및 건축물 공사로 인한 부분이 많고, 현재 차선도색 및 휀스 등에 대한 전체적인 공사를 진행중이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민일보]27일 찾은 환상자전거길. 자전거길 위해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27일 찾은 환상자전거길. 해당 자전거길의 폭은 0.73m로 자전거 1대도 운행하기 힘든 도로폭이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