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생활환경과 고세호 주무관

제주시 생활환경과 고세호 주무관

새벽 다섯 시 반, 어김없이 쿵쿵하는 소리가 들린다.

시계 알람소리처럼 매일 정확하게 그곳을 지나가는 청소차량의 작업소리는 어느 새 잠잠해진다.

올해 1월 생활환경과에 발령을 받아 환경미화원 및 청소차량 관리업무를 맡게 된 나에게 1일 환경미화원 체험이라는 기회가 주어졌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얼떨떨하면서 긴장한 가운데 안전모를 쓰고, 안전화를 챙겨 신은 후 청소차를 따라갔다. 클린하우스에 청소차량이 멈춰 섰다.

산더미 같이 쌓인 쓰레기 더미와 음식물 쓰레기 냄새와 이름 모를 악취, 마지막으로 비 내리는 궂은 날씨까지 3박자가 나를 반겼다.

작업복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를 싣고 있으니 옷에 쓰레기 냄새가 베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부지런히 쓰레기를 청소차에 실었다.

청소차량 운전원과 환경미화원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완벽한 호흡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쓰레기를 실어냈다.

빵빵.... 어디선가 들려오는 차 경적소리, 차 좀 빼줍서. 차 영 세우믄 됩니까?

지나가던 차량이 청소차량 때문에 길이 좁다고 버럭 화를 낸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하고는 청소차를 빼고 아무 일 없었다는 다시 일에 열중이다.

작업을 마치고 클린하우스 주변을 정리했다. 어느새 말끔해진 클린하우스를 뒤로하고 다른 클린하우스로 이동했다.

지루한 작업이 계속 반복되고 청소차량에 쓰레기가 꽉 찼다. 지체할 겨를이 없이 봉개동에 위치한 쓰레기처리시설로 이동하여 쓰레기를 하차한다. 이 작업을 아침 5시부터 오후2시까지 이루어진다.

궂은 날씨에 아랑곳 하지 않고, 환경미화원으로써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느라 하루하루가 고되고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겠구나.’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체험 당시 지나가는 시민의 차가운 시선이었다.

한참 쓰레기 수거를 하고 있는데 냄새 난다며 코를 막고 쓰레기를 가지고 와선 툭 하고 버리고 가는 사람, 통행에 지장이 된다고 고성을 내면서 버럭 화를 내시는 사람.

하지만 이제, 누구보다 일찍 새벽을 열어주고 깨끗하고 쾌적한 제주시 환경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에게 차가운 시선보다 든든한 응원과 격려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클린하우스에서 수거를 하시는 환경미화원을 만났을 때,

“아이고 아침 일찍부터 고생햄수다예”

따뜻한 새벽을 여는 환경미화원과 청소차량 운전원에게 이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로 보답 해보는 건 어떨까?

아울러 요일별 배출제에 맞게 쓰레기를 배출하고 재활용품은 떼고, 씻고, 접고, 묶어서 배출한다면 우리 환경미화원이 일을 함에 있어서 더욱 수월할 것이다.

-제주시 생활환경과 고세호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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