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서비스, 제주경제 성장기여도 관광서비스업 제치고 2위
1위는 건설업, 한국은행 제주 “공공서비스 효율성 제고 필요”

제주지역 공공서비스업 성장률 및 성장기여도 /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지난 2010년 이후 제주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연평균 6.9% 증가하는 등 제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공공서비스 의존도는 높지만 여전히 서비스가 부족해 생활여건은 전국 최악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공공서비스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제주경제 브리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총세출액은 약 4조7천억원으로 전국 지자체 총 세출액(290조7천억원)의 약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이후 총세출액 증가율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지역 공공서비스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고 지역 경제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공공서비스 성장률은 6.7%로 나타났고, 성장기여도는 1.8%로 건설업 2.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성장기여도는 2015년 이후 도내 대표산업으로 분류돼 온 관광관련 서비스업을 웃도는 등 도내 경제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주지역 지난해 공공서비스 규모는 4조1천억원으로 총 부가가치의 26.4%를 차지해 도내 핵심산업으로 분류되는 관광관련 서비스업 23%보다 3.4% 웃돌았다.

제주지역 주요 업종별 비중 /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이 같이 제주도가 공공서비스에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 있지만 인구 순유입이 지속되고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공공서비스가 여전히 부족해 생활여건은 나날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환경개선 진행률, 상수도 보급률은 전국에 비해 양호한 반면 그 외 지표는 모두 전국을 밑돌고 있다. 주거환경개선 진행률이 양호하다는 의미는 제주도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도 예산을 점점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주거환경 개선 됐다는 뜻은 제주도 집값 상승률이 낮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라는게 한국은행 제주본부 측의 설명이다.

일단 보건복지 분야 모든 지표가 전국을 밑돌고 있고, 질서와 안전 분야를 보면 화재발생건수는 전국보다 좋아진 반면, 교통사고 발생률, 범죄건수 등은 전국에 비해 나빠졌다.

주거문화 지수를 보면 주거환경 개선은 전국에 비해 높게 진행되는 반면, 문화시설 수, 체육시설 수 등은 전국을 밑돌고 있다. 환경 또한 상수도 보급률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표가 형편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지역별 비교 /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뚜렷하게 좋아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생산성을 보면 취업자수 증가는 확대되고 있지만, 사업체수 증가폭은 줄어들고 있다. 쉽게 말하면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병상수, 보육교사 1인당 아동수, 화재 및 교통사고건수는 다소 좋아졌다. 하지만 노인복지시설, 복지관수, 문화 및 체육시설, 상수도 누수율 등은 나빠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도가 예산을 들이는 것에 비해 경제생산성, 생활 여건 개선 지표 등이 대부분 전국을 밑돌고 있는 만큼 공공서비스 각 분야별 수급 현황 및 향후 수요에 대한 점검을 통해 공공서비스를 적절히 공급할 필요가 있다”며 “각 예산 투입 단계별로 성과측정이 가능한 공공서비스 성과지수를 개발하고 피드백이 적시에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공공서비스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 제주지역 세출액(지난해 기준)은 27.9%로 강원 36.7%, 전북 31.6%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재정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이 같은 원인으로 제조업 비중이 낮고 대표산업이 없는 데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도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총 세출액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복지 17%, 행정 14.4%, 환경 12.2% 순으로 비중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 재정자립도(결산 총액기준)는 2016년중 45.2%로 전국 평균 55.8% 보다 10.6%p를 밑돌았다.

지난해 제주도 공무원 1인당 인구수는 120명으로 전국 170명보다 50명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전국 및 8개도 공무원당 인구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제주지역은 도내 인구유입 증가 등으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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